아주경제 윤정훈(제주) 기자 = “제주도는 2030년까지 필요없다. 그전에 전기차(EV) 시대를 열 것이다.”
지난 18일 개막한 ‘2016 국제전기차엑스포(IEVE2016)’의 ‘EV CEO 써밋’ 프로그램에서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는 제주도의 전기차 시대를 장담했다.
데모런은 많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르노의 전기 레이싱카는 제주 도심을 시원하게 달렸다. 레이싱카 ‘스파크-르노 SRT_01E F-E’는 제주시 그랜드호텔 사거리에서 삼무공원 사거리 일대를 왕복 4회 오가며 약 3㎞를 주행했다.
엔진차의 강렬한 파열음은 없었지만 전기차의 호쾌한 질주는 관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포뮬러의 흥분을 뒤로하고 다음날 엑스포 현장인 제주컨벤션센터를 방문했다. 제주의 따사로운 봄 날씨를 기대했지만, 뽀얀 안개와 보슬비가 방문객을 맞았다.
본격적인 개막식에 앞서 오전에는 현대차의 야심작 ‘아이오닉 EV’이 공개됐다. 1회 충전에 180㎞를 가는 아이오닉은 합리적인 가격과 신선한 디자인으로 많은 방문객의 관심을 받았다.
신차효과와 적절한 마케팅이 어울려 아이오닉은 최근 마감한 제주도 민간 1차공모에서 65%의 비중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차는 엑스포에 포뮬러-e 머신과 SM3 Z.E.(이하 SM3), 트위지 등을 전시했다. 신차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르노삼성은 신차보다는 현재 판매중인 SM3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프레스 이벤트에서 “(SM3)가격이 올라가서 판매가 줄어드는 것보다는, 큰 불편 없이 쓰고 있는 주행거리를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손에 잡히는 가격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즉 당분간 SM3의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뜻이다.
대신 르노삼성차는 소형차 트위지의 올해 국내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1인승의 트위지는 공공분야와 배달 등 다양한 방면에 쓰일 수 있어 생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속도 80㎞/h의 트위지는 1회 충전에 100㎞를 가며, 주차공간이 일반차의 1/3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3회를 맞은 엑스포는 컨벤션센터 1층과 3층, 5층을 사용하며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145개 기업이 참가했고 부스는 355개가 설치됐다. 단순 전시에 그치지 않기 위해 업체는 전기차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위한 판매도 함께 진행했다.
또 참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1층에서 전기차 시승이벤트도 마련했다. 첫날에는 약 4300명의 참관객이 엑스포를 방문했고, 주말에 피크를 이뤘다.
1박2일간 방문한 제주도의 거리에서는 SM3와 쏘울 등 순수 전기차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등이 누비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카본 프리 아일랜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주도는 2030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꾼다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를 원년으로 잡았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천혜의 환경을 가진 제주도는 매년 10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한다”면서 “남북간 거리 41㎞, 일주거리는 176㎞에 불과해 전기차 운영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에너지를 개발하기 좋아서 바람으로 가는 전기차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라며 “정부는 제주도와 함께 실현계획을 다듬고 있다. IEVE도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