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가 암 예방을 위한 음주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적은 양의 술을 계속 마시는 습관이 암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20일 보건복지부는 '제9회 암 예방의 날'(3월 21일)을 앞두고 '암 예방 수칙' 가운데 음주와 예방접종 사항을 일부 개정해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음주와 관련해서는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를 권고했다. 하지만 새 지침은 '암 예방을 위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뀌었다.
이번 개정은 음주와 암의 상관관계를 다룬 국내외 연구 논문과 국제기관의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음주는 제1군 발암요인으로 분류한다. 음주로 인해 구강암·후두암·간암·유방암·대장암 등의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하루 1~2잔의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구강암이나 간암 등의 발병이 늘어난다는 논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암 예방 권고사항 중 음주에 대해 2013년 '남자 2잔, 여자 1잔 이내'에서 2014년엔 '암 예방을 위해서 음주하지 말 것'으로 내용을 바꿨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고위험 음주 유형은 14%에 달한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3배 이상 고위험 음주율이 높다. 한 달에 한번 이상 술을 마시는 비율도 잦은 편(남성 74%, 여성 43%)이다.
이 때문에 음주로 인한 암 환자가 1년에 3000명 이상씩 나온다. 또 이런 환자의 1000명 이상은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암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질환에는 자궁경부암을 추가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11~12세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데 맞춰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로 개정했다. 기존 지침은 B형간염 백신의 접종만 권고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 사업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64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4개국 중 29개국이 국가예방접종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도입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암 예방 수칙들에 대해서도 국내외 신규 연구 결과를 분석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