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가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의 국제특허를 신청하며 기술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침해' '베끼기' 논란 등에 휩싸이며 해외 시장 진출에 '주춤'하고 있는 샤오미와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T) 온라인 전문매체 씨엔베타(cnBeta)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제네바 본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의 국제특허를 신청한 기업은 총 3899건의 화웨이였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화웨이가 기업 국제특허 신청 건수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기술력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시장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 상당수가 저가공세로 시장파이를 확대하는 것과 달리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이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전송네트워크(OTN)다. 화웨이는 이 분야 원천 기술을 선점해 중국 중심의 국제표준을 마련하고 글로벌 OTN 시장의 21%를 장악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만 보유 특허권도 118개에 달한다.
전체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입지는 탄탄하다. 지난 2014년 기준 화웨이는 소니 에릭슨에 이어 시장점유율 세계 2위(약 24%)에 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관련 기술 특허 보유량도 3만건에 육박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저가가 아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다른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에 성공했고 지난해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7.3%로 세계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4% 급증한 1억8000만대다.
기술력을 중시하는 화웨이는 R&D에 거액을 아낌없이 쓰고 있다. R&D 비용의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을 13~14%로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매출 증가에 따라 R&D 비용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는 무려 500억 위안(약 9조원)을 R&D에 투자했다.
한편, 지난해 전세계 국제특허신청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전년 대비 신청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 및 지역은 중국(증가율 16.8%)이었다. 그 다음을 한국(11.5%), 이스라엘(7.4%)이 뒤따랐다. 특허신청 총량은 미국이 5만740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은 4만4200건, 중국은 2만9800건으로 2,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