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저성장시대로 돌입함에 따라,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 경제는 6%대 성장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이 거세다. 미국 경기도 좋아지는가 싶더니, 실물 경제가 흔들리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유보한 상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철강 수출이 15% 감소한 302억 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나타냈다. 국제적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6년간 국내 철강업계는 1200만t에 달하는 설비를 폐쇄하거나 생산을 중단했고, 인수합병을 활발히 추진했다.
철강산업은 일반적으로 설비 가동률이 높을수록 이익률이 높아진다, 지난해 철강생산 설비의 가동률은 세계적으로 70%에 머물렀던 반면, 우리나라는 사업재편 노력 등에 힘입어 80%를 상회했다. 기업의 영업이익률도 다소나마 호전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사업재편 이후 철강산업 경쟁력은 제품의 품질이 될 것이다. 내수 시장이 축소되는 일본은 수요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동반 성장하는 전략을 확대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철강업체와 자동차업체는 △차세대 강종의 공동 연구개발 △내수 차량 적용 △해외시장 확대라는 3단계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산업의 체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철강산업이 대규모 적자임에도, 품질 향상과 고부가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2020년까지 1억~1억5000만t의 철강설비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 우리 철강산업은 지속 성장을 향한 커다란 변곡점에 서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던 국제 철강재 가격이 올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업활력법이 제정돼 사업재편을 촉진하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제 국내 철강업계는 더욱 과감한 사업재편을 통해 체질을 튼튼히 하고, 수요업계와 협력으로 새로운 수요 발굴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소홀히 한다면, 일본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심지어 중국에 추월당할 우려도 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친환경 자치구를 선언한 제주도 등 대한민국은 새로 개발한 국내 철강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원가로 국내외 시장에 제공하는 노력을 강화해 간다면 철강산업, 나아가 국내 제조업은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