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주름 깊어지는 조선사 영업맨들

2016-03-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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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세계 최초로 건조한 PFLNG SATU.[사진=대우조선해양]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번 달 넘어가면 사실상 1년 농사는 끝이라고 봐야 하는데, 한숨만 나옵니다.”

한 국내 대형 조선업체 영업담당 직원이 던지는 하소연이다.
올해 상선 발주시장이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양 플랜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조선업체 영업담당 부서는 초비상 근무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막상 할 일이 없는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양조사기관인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선박의 종류와 가치의 여부를 떠나 1~2월간 조선사에 물량으로 돌아간 발주량은 고작 33척이다.

지난 199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이며, 역시 불황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 225척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은 이 기간 3척을 수주했는데, 이 또한 2009년 이후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전세계 유력 조선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최악의 보릿고개다.

신조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면 현재의 발주 불황의 심각성은 더욱 확연해 진다.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 모두 선사나 발주처들이 선사에 발주의향서를 보내 입찰참여 여부를 묻는다. 선사들이 참여를 결정하면 개별업체와 수의계약이 아닌 이상 발주사는 공식 입찰 공고를 낸다.

참여사는 이에 맞춰 금액과 인도시기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응찰하고, 이를 검토한 발주처가 우선협상대상자(수주자)를 선정한 뒤 세부적인 설계와 가격조건에 관한 협의를 거쳐 최종계약이 성립된다.

이 과정은 수 개월에서 수 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통상 발주처는 신조 계약을 연초에 맺길 원한다. 그 기간이 바로 매년 1~3월 기간이다.

그렇다면 올초 계약은 지난해 또는 그 전해 이미 입찰과정이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는 물론 상반기때는 발주처의 신조 발주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미 체결한 신조 계약 후 일정 기간내 발주처가 추가 발주할 수 있는 권리인 ‘옵션’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러다 보니, 각 조선사 영업 부서들은 기존 고객사는 물론 브로커 등을 통해 전세계 선박 발주 정보를 수집, 대응하고 있지만 노력에 비해 얻은 것은 거의 없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통상 매년 1분기에 대규모 신조 계약이 몰리고, 상반기까지 옵션이 이뤄지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적은 금액의 수주계약이 이뤄져 왔지만 올해는 이 같은 흐름대로 가지 않고 있다”면서 “3월도 중순을 넘어섰는데 수주 실적이 없다. 이 상태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까지 한국의 상선 수주실적은 10척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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