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기다리며’는 연쇄 살인마 기범(김성오 분)와 피해자의 딸 희주(심은경 분),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 대영(윤제문 분)의 쫓고 쫓기는 7일간의 기록을 담은 스릴러다.
스스로 “스릴러·호러 매니아”라고 자평하는 심은경은 인터뷰마다 “스릴러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심은경이 ‘널 기다리며’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심은경은 로망을 이뤘고 극 중 살인마에게 아버지를 잃고 15년간 살인범에게 복수를 준비하는 희주 역을 맡았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색깔의 스릴러 주인공이었다.
“연기적으로 감정의 폭이 넓고,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스릴러인 것 같아요. 배우들은 한 번씩 꿈꾸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선과 악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벌이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심은경의 바람은 ‘널 기다리며’를 통해 이뤄졌다. 극 중 희주야 말로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연기하면서 속이 다 후련했다”고 말할 정도로 통쾌한 복수들을 이어왔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건 살인마와 엄마를 괴롭히던 새 아빠를 죽이던 장면이에요. 속이 다 후련하더라고요. 그 두 장면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새 아빠를 돌로 내리쳐 죽이는 장면이에요. 희주의 이중성이 극명하게 보이는 장면이죠. 순수한 얼굴로 어린아이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진짜 나쁜 놈이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고 당연한 일,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장면 때문에 희주를 연기했다고 봐도 무방해요.”
이 외에도 살인을 위한 재료를 구입하며 무미건조하고 천진난만하게 대꾸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바로 희주의 감정과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심은경은 희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은 이 장면들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행동들에서 이 아이가 어떤 아이일까 궁금했었다”고 설명했다.
심은경의 첫 스릴러 도전, 순수해서 더 잔혹한 ‘널 기다리며’는 3월 10일 개봉해 절찬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