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하윤 "사투리-뽀글머리-엄마…후회는 없다"

2016-03-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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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있을 땐 모른다. 손에 쥐고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당연하게 얻은 것들은 자주 당연하게 소비된다.

눈물 젖은 빵이 소중한 건 이런 이유일 테다. 어렵게 얻어 꾸역꾸역 삼키는 그 빵 맛을 누가 잊을 수 있을까.
그래서 MBC '내 딸 금사월'은 아마 배우 송하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국민 드라마'이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작품이니까. 이 작품을 만나기까지 그는 아주 오랜 시간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

"일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거죠. 몸이 부서지고 힘들어도 일 나가고 싶다는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데요. 일하고 싶어도 못 할 때가 제게도 있었으니까, 그런 시간이 길었으니까. 지금은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이 작품에서 송하윤이 보여준 변신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한 동안 미모로 최근까지 여고생을 연기했던 그다. 아이가 둘이나 있는 거친 아줌마 홍도(오월)를 보고 누가 송하윤이라고 단박에 확신했을까.

"'그래도 푸르른 날에'를 하고 있을 때 회사에서 '내 딸 금사월' 대본을 가지고 와서 보여 줬어요. '아이 엄마고 사투리를 써야 하고 중간에 지능이 떨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죽어. 이런 캐릭터인데 할 수 있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다른 예쁜 로맨틱 코미디 물도 있었는데 전 '내 딸 금사월' 오월이가 끌렸어요.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감수성과 감정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송하윤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이 작품에서 배운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몰라서 무서운" 그는 이 작품에서 "아기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엄마의 심정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나한테도 이런 마음이 있구나 싶었다"며 송하윤은 작게 웃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물론 극 초반 주변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없지 않았다. "성인 오월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정말 내가 알던 송하윤이 맞나' 싶었다"고 하자 그는 "이선균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일찍이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MBC 드라마 '태릉선수촌'(2005)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선균 오빠가 '정말 이런 캐릭터를 네가 하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첫 엄마 역이기도 하고 기존에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하고는 조금 달랐잖아요. '뒤에 봐봐. 되게 좋은 캐릭터야. 마음이 따뜻한 아이야'라고 말해 줬어요. 나중에는 오빠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왜 제가 이 작품을 택했는지 이해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주더라고요. 기뻤어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그럼에도 작품을 마무리한 지금 송하윤에겐 뿌듯함보단 부끄러움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만족보다는 반성의 연속"이라는 그에게서 거짓은 느껴지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그가 겸손한 태도를 보였던 것을 떠올렸다. 송하윤은 자신을 칭찬하기 보다 채찍질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오월이는 제가 잘해서 생긴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빠, 남편, 득예 아줌마, 만후 아저씨 등 상대 연기자 분들이 오월이를 만들어 주신 거예요. 남편이 모질게 대해 줬기 때문에 제가 화면에서 더 불쌍해 보였던 거고, 제가 없는 신에서 사월이가 절 충분히 그리워 해주니까 제가 등장했을 때 시청자 분들이 반가워해 주신 거죠. 같이 연기하는 분들로부터 배운 게 정말 많아요. '내 딸 금사월'을 통해 많은 걸 깨달았고 반성했어요.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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