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맞대결’ 이세돌 vs 알파고 “이래서 내가 이긴다”

2016-03-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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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다섯 판 연속 대국을 앞두고 지난달 기자들 앞에서  소감 전망 등을 밝혔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로 전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의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세돌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첫 대국은 오는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10일에는 2국, 12일 3국, 13일 4국, 15일 5국을 둔다. 5판 중 3승을 거두는 쪽이 우승을 차지하지만, 셋째 판이나 넷째 판 만에 승부가 나더라도 다섯 판의 대국 다 진행된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원)다.

◆“승부는 50 대 50”…‘반전무인’의 자세는 변수

알파고의 개발 책임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맞대결 승부에 대해 “50 대 50”이라고 말했다. 알파고가 중국의 판후이 2단을 꺾는 등 중국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승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반전무인’(盤前無人)이 가능하다. 바둑 격언인 반전무인은 '강한 상대나 뜻밖의 상대 혹은 징크스가 있는 상대를 만나도 인간처럼 주눅 들거나 과잉 투지를 보이다 자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감정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심리적 변수가 없는 셈이다.

특히, 알파고의 강점은 ‘딥러닝’이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인간의 뇌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모방한다. 알파고는 이 기술을 통해 바둑돌이 놓인 전체 모양을 파악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지점과 상대방에게 불리한 지점을 찾아낸다.

알파고는 이번 대국을 앞두고 온라인 바둑 고수들의 기보 16만개의 데이터를 확보해 3000만개 이상의 착점을 학습했다. 알파고가 다른 인공지능과 달리 실제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둑을 둘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알파고, 정상급 프로기사로 보기엔 아직 무리”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 9단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기자회견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를 예측하는 질문에 이세돌의 손을 들어줬다. 인공지능의 실력이 프로급이 됐어도 정상급까지 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렇지만 바둑은 하급자에서 상급자로의 성장은 금방 가능해도, 아마추어 정상급 실력에서 프로기사가 되고 이를 넘어 정상급 프로 기사가 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알파고 역시 아직 아마추어 정상급 실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본 바둑기사 1인자인 이야마 유타 9단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알파고의 기보를 보고 정말 놀랐다. 실력이 그렇게 빨리 느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며 “기보 내용을 보면 아직은 알파고의 실력으로 이세돌 9단을 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알파고의 핵심기술인 딥러닝이 오히려 알파고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파고가 습득한 16만개의 기보 중 프로기사 수준의 기보는 1만5000여개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기보의 수준조차 천차만별이란 점이 이세돌의 우승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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