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 마윈(馬雲)회장이 또 하나의 미디어 기업 사냥을 준비 중이다. 지난 해 12월 홍콩 유명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이다. 타깃은 중국 유명 경제미디어그룹인 차이신(財新)이다.
알리바바의 금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금융(螞蟻金服 앤트파이낸셜)그룹이 차이신 미디어와 전략적 지분인수 협의를 체결했다고 2일 중국 현지 IT 전문매체를 통해 흘러나왔다. 알리바바의 투자액은 약 2000만 위안(약 37억 원)으로 크지않은 규모로 전해졌다.
차이신은 지난 2009년 설립된 중국에서 권위 있는 경제 전문 미디어 그룹이다. 산하에 차이신왕(財新網)이라는 인터넷 경제매체와 경제 주간·월간지, 그리고 영문판도 발행한다. 주간지의 경우 월간 발행 부수가 22만부다.
특히 차이신을 만든 후수리(胡舒立) 편집인은 정부의 부정부패 내용의 기사도 거침없이 지면에 담아 중국 언론계에서 진보적, 비판적인 성향을 지닌 언론인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언론인 중 한명으로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명에도 뽑혔다. 지난 2011년엔 마윈과 '알리페이 VIE(변동지분실체) 사건'을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2시간 설전을 벌인 '악연'도 있다.
비록 투자액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알리바바의 미디어 영토 확장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다. 블룸버그는 마윈이 '미디어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고 평했다. 마윈이 세계적인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처럼 중국의 '언론재벌'을 꿈꾸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2009년부터 미디어 산업에 진출한 마윈은 지난 해에만 최소 7개 크고 작은 언론미디어에 투자 혹은 협력을 단행했다. 지난 해 6월 중국 최대 경제지 중 하나인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12억 위안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등극한 데 이어 12월엔 홍콩 SCMP도 집어삼켰다. 지난해 9월엔 아예 ‘우제(無界)’라는 인터넷신문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