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리더십 갈증, 배구코트에서 답을 찾다

2016-03-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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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바야흐로 리더십이 사라진 시대다. 우리 사회는 지금 리더십에 목말라하고 있다. 거짓 권위가 난무하고 순간의 사탕발림이 성행하면서 리더십 갈증은 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에서 들려오는 리더십이 그나마 우리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특히 배구코트 속 김세진, 최태웅 리더십은 신선한 충격이다.

김세진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안산 오케이 저축은행 배구단을 지난 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에 올려놨다.

2014년 팀이 7연패의 늪에 빠져 우왕좌왕할 때 시즌 도중 선수단을 경기도 가평으로 데려가 번지점프에 도전하며 제일 먼저 뛰어내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돌격 명령만을 내리는 것이 아닌 믿고 따르라는 이른바 ‘형님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아울러 형 같은 존재로 선수들을 대한다. 지난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할 때는 선수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팀의 단합을 유도했다. 오케이 저축은행 배구단은 야간 훈련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주 1회 외출·외박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그는 “선수의 기분이 좋아야 경기도 잘 풀린다”고 말한다.

올해 천안 현대캐피탈을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올려놓은 최태웅 감독도 리더십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팀이 열세에 몰리면 질책이나 윽박 대신 다독이고 기운을 불어넣는 ‘엄마 리더십’을 구사했다.

지난 9일 최태웅 감독은 오케이 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3세트 22-23으로 뒤지고 있을 때 작전타임을 불러 “얘들아,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너희를 응원하는 거야. 그 힘을 받아서 한번 뒤집어봐. 이길 수 있어!”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작은 조직 하나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리더십의 갈증은 계속되고 있다. 배구 코트 속 리더십이 우리 사회 곳곳에 전파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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