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이하 민군복합항)이 수년간 우여곡절 끝에 지난 26일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준공은 지난 2007년 6월 해군기지 건설지역으로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결정된 이후 평화의 섬에 역행한다는 시민사회 단체 등의 반발 등 수많은 역경과 아픔이 따랐기에 의미가 컸다.
민군복합항은 우리나라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21세기 청해진을 목표로 건설됐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사업비 1조원 이상을 투입, 강정 해안에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 2척이 동시에 계류할 수 있게 지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민군복합항은 우리나라 해양안보와 해양주권 수호의 중심기지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 이라며 “아울러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 이미지에 잘 부합하는 친환경 관광미항으로 시드니 하와이와 같은 민군복합형 명품항구와 어깨를 겨루며 관광효과 증대와 지역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국가안보와 제주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 이라며 “정부는 크루즈 터미널의 조속한 완공과 함께 크루즈항 부대시설 조성 등 지역발전 사업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지역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평화는 스스로 지킬 힘이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운 평화라고 할 수 있다. 안보는 평화의 근본전제조건” 이라며 “제주해군기지는 우리나라 해상활동해역을 지키는 안보의 보루로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민군복합항으로 완성하기 위해 크루즈터미널 건설 등에 박차를 가해 제주 지역발전에 핵심 기반시설로 역할을 하도록 해나가겠다”며 해군당국과 정부의 전폭적인 노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또 P-3 해상초계기, 링스(Lynx) 해상작전헬기, UH-60 기동헬기 등 해군항공기 7대가 축하비행과 함께 민군복합항의 모항인 해군 제7기동전단의 이지스 구축함 서애 류성룡함(7600t)과 구축함 왕건함, 문무대왕함(4400t)을 비롯해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4500t), 잠수함 안중근함(1800t) 등 해군함정 8척과 해경 경비함 2척이 정박도열하고,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4대가 돌진하면서 민군복합항의 준공을 축하했다.
한편 민군복합항 건설은 1993년 12월 합동참모회의에서 해군기지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추진됐다. 2007년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와 제주도간 협의에 따라 강정해안이 부지로 선정됐으며, 이후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이 결정됐고, 이어 2010년 1월부터 항만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항만의 경우 계류부두는 2400m, 방파제 2500m로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 2척이 접안할 수 있게 설계됐으며, 전체 면적은 49만㎡이다. 군인 3100여명과 가족 등 모두 약 7000명이 이곳에 거주한다.
이와 함께 민군복합항 중 관광객을 끊임없이 출입시키는 관광미항으로 본격적인 운영될 크루즈터미널은 내년 7월 준공된다. 국비 534억원을 투입, 3층 연면적 7928㎡ 규모에 터미널·주민편익시설과 공원, 계류시설과 항만진입도로 등이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