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MWC2016서 재현된 SK텔레콤과 KT의 ‘세계 최초’ 경쟁이 씁쓸한 이유

2016-02-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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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이하 MWC) 2016’ 성공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MWC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 등 스마트폰 신제품이 각광을 받았으며 VR(가상현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MWC 2016에 참가한 국내 이통사인 SK텔레콤과 KT의 행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양사는 굵직한 글로벌 ‘성과’를 거둬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과 손잡고 통신 인프라 고도화 및 모바일 서비스 혁신을 위한 글로벌 연합체 ‘TIP(Telecom Infra Project)’를 공동 설립했으며 도이치텔레콤과 파트너십도 체결했습니다.

KT는 터키 투르트텔레콤그룹과 기가 KTE 수출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정부와 ‘기가 와이어’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도 이끌어 냈습니다. 황창규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 GTI 2.0 리더스 커미티’를 구성, 5G 생태계를 선도할 기반까지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스페인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두 통신사의 성과는 분명 호평을 받을만 합니다. 하지만 MWC 2016에서까지 불필요한 세계 최초 경쟁을 재현했다는 점에는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발단은 5G ‘속도’입니다. KT가 세계 최초로 ‘복수 사용자 무선환경’에서 25.3Gbps 속도 데이터 전송에 성공했다고 밝히자 SK텔레콤은 ‘공공장소’에서 처음으로 20.5Gbps 속도를 구현했다고 맞불을 놨습니다. KT, SK텔레콤과 함께 해당 기술을 개발한 에릭슨이 조용히 전시 부스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차세대 이통 기술인 5G에 있어 속도는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속도 못지 않게 중요한 기술도 많습니다. 특히 데이터 전송 지연(딜레이)을 낮추는 부분과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수백, 수천개의 디바이스가 연결되는 환경을 극복하는 기술 등의 중요도는 양사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속도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는 스페인에서까지 수준 낮은 ‘세계 최초’ 싸움을 한 셈입니다. 굳이 ‘최초’라는 타이틀 없이도 자신들의 기술력과 혁신 아이디어를 과시했던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부끄럽기까지 한 작태입니다.

극에 달한 국내 이통시장의 경쟁 구도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양사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는 부분도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전시회에서까지 의미없는 힘겨루기를 하는 건 납득하기 힘듭니다. CJ헬로비전을 둘러싼 논쟁만으로도 세간의 표정은 충분히 편치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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