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중국의 대북제재 실효성 미미할 것"…中, 사드배치 무산되면 北 희생양 삼을 수도"

2016-02-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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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3성 공업, 대북한 경제의존도 상당해"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실장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반도 배치가 강행될 경우, 미중 간 합의한 대(對)북 제재에도 불구, 북한에 가하는 중국의 제재 수준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25일 기자와의 전화에서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막기 위해 대북제재에 대해 종전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행할 경우, 아무리 강경한 내용의 제재가 들어간다 해도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정 실장은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큰 것처럼 중국의 동북3성 지역 역시 경제적으로 북한에 크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이 때문에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중국이 대북 제재를 시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 수준의 '마지노선'을 갖고 대북제재에 임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마지노선'은 북한의 광물이 동북3성 공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거래를 안 할 경우 중국 동북3성 기업 등이 자원 조달과 물류비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정 실장의 설명이다.

정 실장은 따라서 북한에 가해지는 '아픔'은 우리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표면적 제재와 실질적 제재가 사실상 다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 실장은 "법치국가가 아닌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는 비공개로 은밀하게 진행된다"며 "북한에 압박을 가하긴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되는 제재는 어느 순간 복원되는 등 사실상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제재 형태는 아니었다"고도 분석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중국이 북한에 가할 수 있는 대북 제재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 그럼에도 중국의 대북제재를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한중관계의 긴밀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북중 국경지대에서 밀거래가 대거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제재하면 실질적으로 북한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은밀하게 얼마든지 이를 유지시킬 수 있고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 밀무역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조차도 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무산될 경우 중국은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도 언급했다.

정 실장은 "중국에게 기존의 대북정책이 있긴 하지만 중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 즉 패권경쟁"이라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무산되는 등 미국의 대 중국 포위 전력이 강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중국은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패권경쟁 속에서 약소국들의 이해관계와 운명이 결정되어지는 등 사실상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의 대북제재 문의 열쇠인 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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