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수도 베이징이 미국의 뉴욕을 제치고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에 등극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胡潤)리포트가 24일 공개한 '후룬 세계 부호순위'를 인용해 지난해 베이징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는 100명으로 뉴욕을 넘어 세계 억만장자 최다(多) 도시에 올랐다고 24일 보도했다.
억만장자 도시 순위 3위는 66명을 기록한 러시아의 모스크바, 그 다음은 홍콩(64명)과 상하이(50명)가 차지했다. 상위 5위권에 중국 도시 3곳이 이름을 올리면서 중국 경기둔화 심화와 증시 변동성 증가, 부동산시장 침체 등 악재 속에서도 중국 부호는 꾸준히 부를 축적해왔음을 보여줬다.
베이징 최고 부호는 부동산개발업체에서 종합형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변신한 완다(萬達)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이었다. 왕 회장은 중국 최고부호는 물론 리카싱(李加誠) 홍콩 청쿵그룹 회장을 넘어 아시아 최고부호의 왕좌도 유지했다.
지난해 세계 자산 10억 달러 이상 억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99명이 늘어난 2188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2013년 대비 무려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증가세를 이끈 동력은 중화권에서 나왔다. 순위에 진입한 중화권 부호는 총 568명으로 535명의 미국을 제쳤다. 범위를 넓혀 중국계 억만장자로 따지면 총 630명으로 전체 억만장자의 무려 30%에 육박했다. 이는 세계 인구에서 중국계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 20%도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630명 부호 중 중국 본토 부호는 470명으로 집계됐다.
중국계 자산가는 대다수가 '창업'으로 성공을 거머쥔 것으로 조사됐다. 총 630명의 억만장자 중 94%에 해당하는 503명이 자수성가형이었다. 이는 세계 평균인 69%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후룬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최대 부호는 자산 5200억 위안(약 98조2000억원)의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창업자가 차지했다. 2위는 자산 4500억 위안(약 85조원)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었다. 왕젠린 회장은 자산 1700억 위안(약 32조1100억원)으로 21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