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3대 금융감독 기관인 증권·보험·은행 관리감독위원회 수장이 모두 중국 농업은행 출신으로 채워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증시 구원투수로 선택한 류스위(劉士余) 신임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 주석은 농업은행 회장 출신이다. 전임자인 샤오강(肖鋼) 주석은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
농업은행과 가장 인연이 깊은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샹쥔보(項俊波) 보험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 주석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6월 인민은행 부행장에서 농업은행 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샹쥔보 주석은 이후 2년 후인 2009년 농업은행 회장직까지 꿰찼다.
샹 주석은 4년여간 농업은행을 진두지휘하면서 농업은행의 증시 상장을 적극 추진했다. 농업은행은 지난 2010년 7월 홍콩·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에 성공했다. 농업은행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220억 달러로 당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업은행의 상장도 중국 국유은행을 자본화하고 구조개혁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오랜 노력이 마무리된 것을 의미했다.
이밖에 샹푸린(尙福林) 은행관리감독위원회(은감회) 주석도 2000년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했던 농업은행 행장으로 부임해 1년 만에 농업은행을 흑자로 돌려놓는 등 업적을 세운 바 있다.
중국 3대 금융감독 기관 수장이 모두 농업은행 출신으로 채워진 것에 대해 루정웨이(鲁政委) 흥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를 통해 “이는 농업은행 발전 역사와 증시 상장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51년 중국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립된 농업은행은 중국 국영은행 중 재무구조가 가장 취약했다. 당시 농업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만도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빚에 허덕여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농업은행을 살려내기 위해 정부는 금융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했다. 류스위는 차치하더라도 샹푸린과 샹쥔보 주석은 모두 이때 농업은행의 ‘구원투수’로 활약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