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낡은 고시원이나 여관·모텔 등 비(非)주택시설을 셰어하우스 또는 원룸형 주택으로 리모델링해 주거약자에게 최장 10년간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하는 주거복지사업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다.
서울시는 민관협업방식의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올해 총 400실 시범 공급하고, 이 사업에 참여할 사업시행자를 연중 상시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작년 임대주택법령 개정(現 공공주택 특별법)으로 고시원 등 준주택도 공공임대주택으로 포함됨에 따른 것이다.
고시원을 리모델링 했을 경우 영국의 다중주택 실당 최소면적기준과 동일한 실당 최소 6.5㎡(약 2평) 이상의 개인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일부 방은 과감히 없애는 대신 회의실, 휴게실, 식당 등 커뮤니티 공간(실당 1평 내외), 화장실, 샤워실, 세탁실 등을 구비한 '셰어하우스'로 꾸며진다. 여관·모텔 등 숙박시설은 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 특성을 살려 대규모 공사 없이 원룸형 주택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자 참여자격은 주택 리모델링 경험과 능력이 있고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택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이며, 매입 또는 임차를 희망하는 건축물을 물색해 건물주의 매매(임대) 동의를 받아 제안서를 접수해야 한다. 건설 능력이 없는 단체의 경우 건설형 사회적기업 또는 건물건설업체와 공동으로 신청 가능하다.
아울러 준공 후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고시원, 여관‧모텔을 소유한 건물주도 매도 또는 임대를 목적으로 연중 신청할 수 있으며, 시는 건물주와 사업시행자를 매칭해준다는 계획이다.
입주자 모집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정을 위해 SH공사가 대행하게 되며, 본격 리모델링이 시작되는 오는 6월경부터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입주자격은 무주택 1~2인가구 중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여야 한다. 주변 시세 대비 80% 이하의 임대료를 내고 최장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예정 물량인 400실 중 120실(전체 물량의 30%)은 청년주거빈곤가구에게 주변시세 대비 50% 수준의 '반값 월세'로 우선 공급해 청년 1~2인 가구의 주거 불안을 일부 해소시킬 방침이다.
시는 내년부터 연간 2000실 이상으로 물량을 크게 늘리고, 올 상반기 중 조례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건설업, 부동산업, 임대업종)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사회주택 공급을 위해 다양하게 시도 중"이라며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사업은 도시재생과 서민주거 안정을 동시에 충족하는 1석2조의 사업인 만큼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