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후 공화당 대선주자 경쟁은 도널드 트럼프-마르코 루비오-테드 크루즈 간의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연이어 대승을 거둔 트럼프, 2위로 부상한 루비오, 남부 지역에 희망을 걸고 있는 크루즈 등 세 후보 중 아직 확실히 승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후보는 없어 경선 구도는 여전히 안개속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연승 행진으로 이른바 공화당 주류세력의 반발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루비오를 '대항마'로 세우면 트럼프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도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는 "전통적인 공화당 후보라면 지명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현대 보수주의를 부정하는 트럼프라는 점에서 당내 회의적인 분위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루비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2위에 오르면서 당 주류를 대표하는 단일후보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을 뿐 아니라 지지기반이 겹치는 젭 부시가 사퇴하면서 반사이익까지 기대된다.
특히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루비오를 공식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루비오를 공화당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항하는 주류 대표주자로 단일화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루비오에게 단일화를 위한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3월1일 '슈퍼화요일'과 3월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한 주들의 경선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지지율 선두인 트럼프에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루비오에게 간발의 차이로 밀려 3위를 차지한 크루즈는 순위보다 당초 기대만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를 얻지 못했다는 것에 실망한 분위기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들 교인의 31%가 트럼프에 표를 던졌고 크루즈는 27%를 얻는데 그쳤다. 남부침례고도로서 수개월간 현지 교회예배에 참석하고 최소 300명이 넘는 목사들의 공개 지지를 얻은 크루즈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3월1일 '슈퍼화요일' 경선이 벌어질 앨라배마, 아칸소, 콜로라도, 조지아, 오클라호마, 테네시, 텍사스 등 남부 7개 주는 기독교 세가 매우 강한 지역이다. 따라서 크루즈로서는 이들 지역 기독교인들의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