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제36회 화봉현장경매에서 3000만원에 낙찰된 미당 서정주의 '화사집'. 책등 서명'花蛇集'을 붉은자수로 수놓은 희귀본이다. [사진=화봉문고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평가받는 이인직(1862~1916)의 '혈의 누'가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고전문화중심에서 열린 '제36회 화봉현장경매'에서는 '혈의 누'를 비롯해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년 초판본, 김억의 첫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 1923년 초판본, 서정주의 첫 시집 '화사집' 1941년 초판본 등 300점의 고서(古書)가 선보였다.

500만원에 낙찰된 월파 김상용의 시집 '망향'. 저자 친필서명 기증본이다. [사진=화봉문고 제공]
'화사집' 다음으로 높은 낙찰가(1000만원)를 기록한 고서는 육당 최남선의 한국 최초 신시조집 '백팔번뇌'다. 금동 김동인의 단편집 '감자'는 750만원(시작가 500만원), 월파 김상용의 시집 '망향'은 500만원(시작가 500만원)에 낙찰됐다.
아직까지 초판본이 발견되지 않았고, 국립중앙도서관·아단문고·화봉장서 등 재판본 3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던 '혈의 누' 재판본(시작가 7000만원)은 낙찰되지 않았다. 이날 출품된 총 300점의 고서 가운데 낙찰된 것은 105점이다. '혈의 누'의 경우처럼 수천만원을 호가한 고가 출품작들은 대부분 유찰됐다. 김억의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시작가 5000만원)와 유치환의 '청마시초'(시작가 1500만원) 그리도 최근 복간본 시집이 인기를 끌고 영화로도 제작돼 세간의 주목을 받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시작가 1700만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열렸던 '제35회 화봉현장경매'에서는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이 한국 현대문학 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35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