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17일 현대차그룹과의 6개월에 걸친 사전협상을 마무리 짓고 2017년 초 착공 추진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신사옥 단지 조감도. [이미지=현대차그룹 제공]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현대차 부지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마무리하면서 개발사업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시는 현대차그룹과 협의한 사전협상 내용을 바탕으로 세부 개발계획 수립 및 심의 절차를 걸쳐 이르면 내년 초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현대차 측이 제출안 개발계획안을 토대로 실무적인 보완과정을 거쳐 6월부터 본격 협상을 진행했다. 이과정에서 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개발계획안 초안에 대해 개발계획(안) 수정·보완을 요청했다.
특히 건물 고층부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저층부는 가로활성화를 적극 도입해 주변 지역과의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건축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이를 반영해 지난해 9월 당초 115층(571m) 높이의 건물을 짓기로 한 계획을 바꿔 층수를 105층(526m)으로 낮춘 개발계획(안) 수정안을 시에 제출했다.
시와 현대차는 개발계획 수정안을 토대로 협상조정실무회의(12회), 5개 분야 외부 전문가(도시계획‧건축계획‧교통‧안전/환경‧법률)가 참여하는 협상조정 협의회(10회), 전문가 자문(6회) 등의 사전협상을 거쳐 공공성이 담보된 '현대자동차 부지 개발계획안'을 마련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GBC)는 7만9342㎡ 부지에 지상 및 지하를 합쳐 총 연면적 92만8887㎡, 건폐율 48.54%, 용적률 799.13% 규모로 조성된다.
국제업무, 전시․컨벤션, 관광숙박,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될 수 있도록 현행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 상업지역으로 변경된다.
그룹 통합사옥으로 사용될 105층 타워를 비롯해 시민과 소통을 위한 시설인 공연장, 전시시설, 컨벤션, 호텔·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105층 건물은 현대차그룹의 통합사옥임에도 불구하고 최상층부 2개 층에 전망대가 설치돼 일반에 개방된다. gBC의 핵심 시설인 초고층 통합사옥 건물은 정사각형 수직타워로 건설된다.
GBC에 들어설 지붕과 옆면이 투명하게 처리된 전망대에서 방문객들은 차원이 다른 체험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핵심 지역에 품격 높은 문화공간을 확대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고급문화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판단 아래, 공연장 규모도 최초 사업제안 당시보다 1.5배 가량 확대됐다.
40층의 호텔·업무시설 건물에는 6성급 호텔과 프라임급 업무시설이 들어서고 GBC 내 건물들 저층부 및 지하에 분산 배치되는 판매시설은 주변 상권과의 경쟁을 지양하면서 의식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GBC는 향후 수도권 광역 교통 허브가 될 영동대로와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가로지르는 공공보행통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함으로써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을 보유한 공간뿐 아니라 서울 강남의 지리적 랜드마크 역할을 겸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의 핵심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 할 수 있도록 전시·컨벤션 및 국제업무 시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기존 코엑스와 잠실운동장에 들어설 MICE 복합단지와 함께 향후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공간이 된다.
고밀도 개발에 따른 교통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중심체계 강화, 접근도로 및 주변 교차로의 구조개선,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단계별 수요관리 시행 등 교통개선대책의 기본방향도 설정했다.
1년여에 걸친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는 그룹 안팎의 각 분야 전문가와 글로벌 전략컨설팅업체 등이 참여했으며, 개발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8명의 국내외 석학 및 오피니언 리더 인터뷰, 100여건에 달하는 국내외 초고층 빌딩 벤치마킹 등이 진행됐다.
시는 현대차그룹에서 사전협상 내용을 반영한 ‘지구단위계획 주민 제안서’를 제출하면, 유관부서‧기관 협의, 주민공람 및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세부 개발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수도권정비심의(16년 2~6월), 환경‧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허가(16년7월~)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착공, 2021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프로젝트는 시민과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 현대자동차와 서울시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참여해서 만들어낸 공공개발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서울의 미래 경제를 견인하고 시민들과 세계인이 즐겨 찾는 미래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봉은사역 인근 D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현대차부지 개발 계획이 나온 이후로 거주자와 수요자의 기대감이 크다"며 "인근 삼성래미안 114㎡경우 세달전에 비해 7000만원 올라 실거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