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사진제공=쌍용차]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66)이 취임 1년 만에 '흑자경영'이라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쌍용차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18억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 전임인 이유일 부회장의 뒤를 이어 쌍용차 대표에 오른 최 사장은 이번 흑자달성으로 파업이후, 쌍용차 2기 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최 사장이 대표직에 올랐을 때 쌍용차는 신차 티볼리의 성공과 경영수지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해묵은 노사문제 해결 등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2009년 파업 사태 등으로 쌍용차에 입은 부정적 이미지와 손실을 티볼리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라는 정공법을 통해 돌파했다.
쌍용차가 흑자 기업으로 발돋움 한 데에는 티볼리 효과와 더불어 최 사장의 '현장 경영' 스타일이 시너지를 발휘한 모습이다.
최 사장은 자동차업계에 종사한 이후 줄곧 수출과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한 ‘영업통’으로 누구보다 현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경영자다.
최 사장은 한달에 한번은 꼭 평택공장에 들러 현장 직원을 만난다. 평택공장 기숙사에서 잠을 자기도 하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그 결과 파업과 해고로 얼룩졌던 쌍용차는 노사간 상생의 길을 찾아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2015년 12월 30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본관에서 진행된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조인식에서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운데),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오른쪽),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왼쪽) 3자 대표가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제공=쌍용차]
지난해 말 CEO 한마음 라운드 워크 행사에 참석한 최 사장은 모든 공을 직원에게 돌렸다.
최 사장은 “티볼리가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내수시장에서 업계 최대 성장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 물량 확대와 완벽한 품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생산 현장 직원들 덕분이다”라고 강조했다.
CEO 한마음 라운드 워크 행사는 지난 2007년부터 쌍용차 경영진이 생산현장을 찾아 현장직원들과 소통하는 열린 경영·스킨십 경영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 사장은 단순히 회사의 실적뿐 아니라, 노사 화합에 있어서도 리더십을 보였다.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뒤 6년 동안 노사 대립을 이어온 쌍용차는 해고자 복직, 쌍용차 정상화 방안, 손배 가압류 취하, 유가족 지원대책 등 주요쟁점을 중심으로 노조와 협의했다.
그 결과 최 사장은 2015년 12월 30일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의결을 이끌어 냈다. 이 같은 노사상생 리더쉽은 향후 쌍용차가 경영정상화에 주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형 전략모델로 개발된 티볼리는 해외시장에 안착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최 사장이 현대자동차 재직시절 미주 등 해외법인의 요직을 맡았고, 중국 자동차업체에서도 임원을 맡는 등 풍부한 경험으로 올해 쌍용차의 해외사업에서 감각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 사장은 취임 2년차인 올해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를 3월에 출시해 소형 SUV 시장에서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의 차체 길이를 30㎝가량 늘려 실내 공간을 넓힌 파생 모델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수 판매량이 9만8664대로 전년 대비 44.4% 늘었다. 올해는 티볼리 에어 출시에 힘입어 이보다 1만대 이상 늘어난 11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최 사장은 “지난해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효과로 판매 증가와 함께 분기 흑자를 실현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올해 역시 SUV시장의 확대기조속에 활용성을 높인 티볼리 롱바디 모델 출시를 통해 더욱 확고한 성장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