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주의, 객관적 평가체계가 성공열쇠"

2016-02-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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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융권 성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려면 사용자와 노동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성과평가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들권은 인건비가 늘어나고 중간 관리자가 행원급보다 많은 기형적인 항아리형 구조 탓에 성과주의 도입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려면 성과평가 체계 확립에 따른 노사간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의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연봉제 채택은 미미하고, 저금리 기조 속에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14년 기준으로 금융권의 호봉제 도입 비율은 91.8%로, 산업계 평균(60.2%)에 견줘 31.6%포인트 높다.

반면 고과에 따라 차등해 호봉이 상승하는 경우는 25%에 불과하다.

판매관리비(판관비)에서 차지하는 급여비용 비중은 2012년 50%를 처음으로 넘긴 후 최근 52~53%까지 상승했다.

특히 급여를 제외한 기타판관비가 2009~2015년 연평균 0.84%씩 감소한 반면, 급여비용은 연평균 7.93%씩 올라 전체 판관
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상승하는 임금 수준도 전체 산업계에 견줘 높은 편이다.

1년 미만 근로자 대비 1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금융업이 2.75배로, 산업계 평균(2.39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인건비가 늘어나지만 행원급보다는 중간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여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은행권이 작년 특별퇴직 등을 통해 퇴직자 수가 전년보다 2배 정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인건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호봉제 중심의 연공형 임금체계에선 은행의 수익과 무관하게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고정비화 되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킨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은 수석연구원도 연공에 따른 호봉제가 인건비 상승을 초래해 은행 경영에 지속적인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로 부서와 지점 단위로 성과가 측정돼 무임승차를 제재하기 어렵고, 저성과로 승진하지 못해도 호봉에 따라 기본급이 상승하는 등 성과와 보상의 미스매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과에 따른 조치가 아닌 무차별적인 퇴직 권유로 고성과자의 유출, 조직 사기 저하, 불완전 판매 증가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혁의 성패는 사용자와 노동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성과평가 체계의 확립에 달려 있다"며 "현장과의 소통을 통한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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