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간 힘겨루기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들이 한국에 상호 이해를 구하는 한편 미국엔 함부로 굴지 말라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6일 ‘한·중은 서로 이해해야지 핍박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후 대북 제재와 사드(THAD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한·중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열리는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앞두고 게재된 것이다.
사설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를 과거 미국이 '이란 위협 방지'를 이유로 동유럽에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에 빗대 "한국은 당시 시스템 배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및 동유럽 사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중국은 분명 동북 지역에 강력한 군사 배치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한국 본토는 미·중 양국간 군사적 힘겨루기의 민감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국이 국가적 독립성을 잃고 대국간 힘겨루기에 휘둘리는 바둑알로 전락해 한국의 국가적 위상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도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드 배치로 스스로에게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형세를 깨뜨리지 말아야하며, 못 이기는척 자신이 본래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적으로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미국을 겨냥해서는 쓴 소리를 냈다. 일단 한반도에 혼란이 발생하면 중국은 두려울 게 없다며 누구든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린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날 인민일보도 고정논평인 '망해루(望海樓)'에 선딩리(沈丁立) 푸단대 교수의 글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함부로 굴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선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행동을 핑계로 삼아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 한다며 이로인해 지역 안보 형세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선 교수는 미국이 수상한 물건(사드)를 휴대해 한반도 안보의 불균형 문제를 동북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까지 확산시키고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의 이 같은 행위는 냉전적 사고방식이자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이 진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선 교수는 미국이 제 발등을 찍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함부로 구는 것은 아태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스스로 원하는 바조차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