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스웨덴 난민센터에서 한 달 사이에 살인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하면서 반(反)난민 정서가 조성되고 있다. 난민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압박 강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240Km 떨어진 지역에 있는 난민센터에서 20대 청년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스웨덴 경찰은 난민 사이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다툼이 벌어나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특별전담반을 꾸려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스웨덴은 난민 수용 정책에 따라 지난해에만 난민 16만 3000명을 받아들였다. 올해 말까지 140만 명을 추가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강력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계획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스웨덴 이민부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센터에서 일어난 폭력 등 사고 건수는 322건으로 전년 대비(148건) 두 배 이상 늘었다.
난민들의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자 유럽연합(EU) 내 균열도 심화되고 있다. 기존 EU 내 약속대로 난민을 분산 수용하자는 입장과 국경 폐쇄 등의 조치로 난민 수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는 탓이다.
이런 가운데 EU 각료회의는 그리스에 대해 3개월 내에 국경통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솅겐조약이 심각하게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리스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입되는 난민들이 오스트리아, 독일, 북유럽 등 유럽으로 진출하는 주요 통로다.
솅겐 조약은 회원국 간 무비자 입국을 보장하는 제도로 EU 체제의 기본 체계를 상징한다. 가입국은 26개국에 이른다. 탈퇴 조항이 없어 한 번 가입하면 사실상 탈퇴할 수 없는 구조다. 이번에 그리스가 일시적으로나마 솅겐 조약에서 제외된다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된다.
그리스가 5월 중순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현행 6개월인 유럽 국가들의 임시 국경통제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한 솅겐조약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