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해 건설산업 호황으로, 호실적을 나타낸 국내 주요 제강사들이 올해도 긍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철강재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국내 주요 건설현장도 올해부터 착공에 들어가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철근제품을 다루는 국내 주요 업체들이 이익측면에서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그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물량 증가와 조선 및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상황에서 이번 현대제철의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영업이익 1343억원, 당기순이익은 151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3위 철근 업체인 대한제강은 지난해 889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약 15%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7%가 증가했다. 한국철강도 지난해 매출은 6845억원으로 8.4%가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51억원으로 422.6% 늘었다.
이는 건설산업 호황과 함께 원재료인 철 스크랩(고철) 가격 급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원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철근 기준가격은 전분기대비 t당 1만5000원이 하락한 반면, 철 스크랩 가격은 전분기 대비 t당 5만원 이상 하락하며 가격 마진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철근 업황도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오히려 중국의 과잉생산 제재조치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김영환 현대제철 부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에도 철근 시장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분양이 마무리된 국내 아파트 공사가 올해부터 착공에 돌입해 철근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 물량이 2018년 입주를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철근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 철근 수요는 2015년 대비 8~10% 증가한 1144만t으로 2년연속 1000만t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13.5규획)을 통해 철강과 시멘트 등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중국의 중소형 철강업체들은 보고금 지원중단 및 환경규제 등으로 퇴출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중국정부의 조치에 따라 실질적으로 향후 5년간 2억~2억5000만t 규모의 철강 생산능력이 중국에서 퇴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 및 H형강 등 잉여 생산품목이 국내로 대거 몰려와 우리나라 철강시장을 교란해 왔다”며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조치에 따라 국내 대형 철강사뿐 아니라, 중소형 제강사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