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 약세 여파로 금값이 치솟으면서, 금 거래량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 가격은 11일 하루에만 미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4.5% 뛰어오르면서 1248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2015년 2월 이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약 18% 뛰어올랐다. 은값도 마찬가지다.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값 상승 배경으로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 등이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상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값도 치솟자, 국내에서 금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93% 하락했던 지난 11일 KRX금시장 거래량은 4만6488g을 기록했다.
KRX금시장 개설 이후 종전 최고 거래량인 지난해 11월 24일 3만2493g에 비해 43% 급증한 규모다. 바로 다음 날인 12일에도 거래량은 5만6672g을 기록해 최고 거래량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황선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팀장은 "미국 금리인상 시기의 불확실성,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확산되자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상승에 힘입어 국내 금 펀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자표를 보면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는 연초 이후 15.49%, 신한BNPP골드 펀드는 연초 이후 14.7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또 IBK골드마이닝(12.91%)과 한국투자골드특별자산자UH(11.04%), KB스타골드특별자산(9.31%),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8.68%) 등 대부분의 금 펀드가 두 자릿수 수익을 내고 있다.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도 14.67%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는 12.43%, 국내주식형펀드는 2.39% 손실을 냈다.
금뿐 아니라 채권 역시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2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국내에 설정된 채권형펀드(국내외·공사모 전체)의 수탁고(순자산)는 88조910억원으로, 펀드 순자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집계 이후 역대 최저점이었던 지난 2008년 12월(30조490억원)과 비교하면 5년2개월여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 새로 유입된 자금만 2조2555억원에 달한다.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지난달 0.36%, 최근 6개월 동안은 1.31%를 기록하는 등 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국펀드평가는 "중국 증시 추락과 유가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의 전 유형이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예금금리 대비 플러스 알파(+α) 수익을 원하는 은행 고객들의 채권형, 혼합형펀드 투자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