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감동’ 두 마리 토끼 잡은 MBC 파일럿···창의성 없는 SBS-무리수 KBS

2016-02-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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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미래일기' 안정환(우) [사진=MBC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길었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게 느껴졌을 설 연휴가 지나갔다. 이 기간 공중파 방송 3사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렀다. 설 TV대목을 맞아 각자 개성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안방 극장을 사로잡으려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국 승자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이끌어 낸 예능 강국 MBC였다.

▲ 노하우의 MBC '역시는 역시지‘

지난 해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히트시키며 정규 편성에 성공했고,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듀엣 가요제’ 등 명절 최적화 포맷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MBC는 이제 명절 파일럿 도사가 된 느낌이다. 올해도 ‘미래일기’,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 등을 히트시키며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래일기’는 안정환, 강성연, 제시가 출연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특별한 하루를 살아보는 뜻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이들은 각각 80세, 77세, 58세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안겼다.

이들은 노인인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서글퍼 하면서도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가족이나 시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며 웃음도 안겨줬다. 이 날 ‘미래일기’는 7.8%(닐슨 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포탈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몰래 카메라’계의 전설 이경규가 선보인 ‘몰카배틀-왕좌의 게임’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경규·노홍철·이특이 선보인 세 가지 몰래 카메라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경규는 중국 진출을 노리는 전현무를 상대로 과거 자신이 해왔던 방식의 유쾌한 몰카를 펼쳐 큰 웃음을 줬다. 이특은 걸스데이 민아와 혜리를 상대로 몰카를 시도하다 역몰카를 당하며 ‘반전 재미’를 선사했다. 두 사람이 ‘재미’를 안겨줬다면 노홍철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하는 몰래 카메라로 감동과 눈물을 유도해냈다.

‘몰카배틀’은 11%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지상파 3사의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프로그램도 성공을 거뒀다. 젊은 층들을 겨냥한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이 1부 7.9%, 2부 8.3%을 기록하며 여전히 명절 예능 강자임을 입증했고, ‘듀엣 가요제’도 귀를 즐겁게 하는 가창력과 감동을 주는 사연을 무기로 9.8%를 기록 큰 사랑을 받았다.

▲ 창의성 없는 SBS, 무리수 KBS

반면 SBS와 KBS는 탁월한 프로그램을 뽑아내지 못하며 또 다시 MBC에 밀려 났다.

먼저 SBS는 ‘쿡방’과 ‘음악 예능’이라는 식상한 기획으로 일관했다. 이미 타 방송사에서 시도했던 포맷을 살짝 바꾼 음악 예능은 새로운 재미나 감동을 안기지 못했다.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가 일반인과 가수의 대결이라는 차별점을 뒀고,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는 SNS와 음악 경연이라는 형식을 결합시켰다. 하지만 기존에 일반인과 가수가 함께 노래했던 JTBC ‘히든싱어’나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또 유명 요리사들과 많이 먹기로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한 ‘먹스타 총출동’은 과거 KBS에서 시도했던 ‘밥상의 신’과 비슷한 포맷이었고, 출연진들이 억지로 음식을 먹는 장면을 명절 시청자들의 눈을 찌푸리게 했다. 시청률도 6.5%에 그쳐 차별점 없이 음식을 만들고 빨리 많이 먹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했다. 마찬가지로 아이돌을 잔뜩 불러 놓고 특별한 웃음 포인트를 잡지 못한 ‘사장님이 보고 있다’도 실패한 프로그램으로 남게 됐다.

KBS는 나름의 변화를 꾀했지만 무리수에 가까웠다. 여성의 운동법을 알려주고 운동 욕구를 증진시킨다는 취지하에 방송된 ‘머슬퀸 프로젝트’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고,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관심을 끄는 데 그쳐 명절 프로그램으로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듣고 있다. 또 걸그룹들을 데려다 놓고 ‘외모 비하 발언’과 가학적인 게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본분금메달’은 재미도 감동도 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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