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런거야' 이순재 "김수현 작품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연"

[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연한다."

배우 이순재가 11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순재는 드라마에서 제대로 바람피운 적은 없지만 89세가 돼서도 여전히 젊고 예쁜 여자 밝히는 유종철을 연기한다.

이순재는 "오래 배우 활동을 하다 보면 좋은 작품, 나쁜 작품, 성공한 작품, 실패한 작품이 있게 마련이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참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후배 배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김수현 작가가 작품 의도나, 대사 한줄 한 줄의 의미를 워낙 꼼꼼하게 지도하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맞는 거다. 그간 쪽대본이 성행하는 바람에 대본을 한번 읽고 녹화에 들어가는 비정상적인 관행이 자리 잡았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젊은 후배가 공부할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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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을 연기한 나도 강부자와 미리 대사를 맞추고 녹화에 들어간다. 모든 작품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요즘 배우는 그런 것이 없다. 자기 것만 준비한다. 엊그제 데뷔한 아이돌도 그렇게 한다. 그렇게 하다 드라마가 성공하고, 광고 찍고 화보 찍고...그렇게 정신없게 활동하면 연기 연습할 시간이 없다. 그 사람의 연기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면서 "배우가 문제가 아니라 연습할 시간이 없는 현장이 문제다.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가르쳐 주면 훨씬 발전할 텐데 그걸 여건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막장이 판치는 국내 드라마 업계에 대해 지적도 했다. "60~70년대 우리 초기, 한국 드라마의 시작은 양이 아니라 질이었다. 최대 문필가들이 드라마를 썼다. 그 시절의 마지막이 김수현 작가가 아닌가 싶다"면서 "누가 썼는지 구분도 안 되는 드라마, 소위 막장 드라마가 너무 많다. 드라마라는 것이 틀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제작 삼화 네트웍스)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다.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줄 정통 가족드라마를 목표로 한다. 3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릴 예정. 이순재, 강부자, 서지혜, 신소율, 조한선, 남규리, 왕지혜 등이 출연한다. 오는 13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