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행시 30회 '3기 경제팀' 확 젊어졌다

2016-02-11 07:46
  • 글자크기 설정

50년대생·20회 기수서 완전 세대교체

열정적으로 민주화 외친 '엘리트 집단'

4대 구조개혁과 경제회복 기여도 주목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3기 경제팀이 확 젊어졌다. 박근혜 정부 주축으로 활동하던 50년대생·20회 행시 기수들이 모두 퇴진하고 60년대생·30회 기수들이 자리를 꿰차며 완전세대교체를 이룬 것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 출범 후 행시 30회 기수들의 약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상당히 빠른 시간에 경제팀이 젊어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고용·금융·공공·교육 등 4대 구조개혁 추진과 경제회복에서 이들이 얼마나 기대에 부흥할지 관심사다.

기획재정부는 모든 경제 부처를 통틀어 인사적체가 가장 심한 부처로 꼽힌다. 부처 내에서도 최고 엘리트 집단이어서 내부 승진도 경쟁이 치열하다. 30회 기수들은 이같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엘리트 중에 엘리트다.

기재부는 이석준 2차관(현 국무조정실장)이 마지막 50년대생·20회 기수다. 이 차관을 끝으로 50년대생·20회 기수 고위공직자는 사실상 은퇴했다. 현재 기재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50년대생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20회 기수는 문창용 세제실장(62년·28회)가 유일하다.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이름 ‘386세대’

58년 개띠가 베이비 부머의 상징이었다면 60년대생의 아이콘은 ‘386세대’로 정의된다. 민주화를 위한 격동과 혼란의 세대를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던 이들이다.

행시 30회 기수들은 1960년대 출생이 주축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시절을 보낸 이른바 ‘386세대’다. 386세대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들의 성향을 짐작케 한다.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펼친 ‘58년 개띠’의 50년대생과 성격도 다르다.

386세대의 ‘3’은 1990년대 당시 30대를, ‘8’은 1980년대에 대학에 다닌 1980년대 학번, ‘6’은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즉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1990년대에 30대였던 세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시절 끊임없는 학생운동과 더불어 노동운동까지 가장 강력하게 민주화에 뛰어든 세대다. 그렇기 때문에 386세대 약진은 공무원 사회에서 새로운 반향을 불러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현재 국내 최고의 브레인이 모인 기획재정부는 지난해까지 정은보·최희남 차관보와 김철주 기획조정실장, 송언석 예산실장, 문창용 세제실장 등이 경제팀을 이끌었다. 모두 28~29회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취임 후 단행한 첫 고위급 인사에서 주축이던 28~29회는 모두 교체됐다. 이 자리에는 이찬우 차관보(66년·31회), 송인창 국제경제관리관(64년·30회), 고형권 기획조정실장(64년·30회)이 요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박춘섭 예산실장(60년·31회)이 승진하고 송언석 실장은 2차관으로 올라갔다.

◆데이터 중심의 합리적 판단 ‘양날의 칼’ 될 수도

베이비붐의 50년대생이 한국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면 60년대생의 386세대는 합리적이고 분석적이다. 무리수를 두지 않으며 철저하게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한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과 위험 요소가 많이 줄어든다. 공격적인 성향을 지녔으면서도 여론 수렴에 능하다. 또 대부분 해외파 출신이어서 글로벌 인맥도 상당하다. 앞으로 한국경제가 국제사회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386세대의 특징인 합리적 판단이 자칫 ‘양날의 칼’이라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다. 통계나 경제성장률 등 데이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거시경제 전망이 갈수록 떨어지는 부분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결국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지난 데이터를 계속 활용하다보면 한국 경제가 서서히 소비절벽이나 디플레이션 등에 빠지더라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정부에서 발표한 1분기 경기부양책 가운데 개별소비세 재인하가 합리적 판단 오류의 대표적 사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분기 “개소세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불과 넉 달 만에 재인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가 경기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처럼 60년대생·30회 기수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앞으로 한국 경제가 긍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직접 격동의 세월을 몸으로 겪은 세대라는 점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 언론기고에서 “최근 우리 사회는 커다란 체질 변화를 겪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386 세대가 빠른 속도로 한국 사회 주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제 우리는 386세대 등장의 의미를 찬찬히 곱씹어 볼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