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배우학교’ 발연기? 갈 때까지 가보자!

2016-02-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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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 제작발표회에 출연진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종, 이진호, 박두식, 남태현, 박신양, 백승룡 pd, 심희섭, 장수원, 유병재[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예능도 다큐도 아닌 프로그램이 왔다. 연기 27년차 진짜배기 배우 박신양이 ‘발연기’ 전문 배우들을 모아 놓고 연기 수업에 나선다. 억지 웃음도, 자비도 없다. 오직 가혹하고 처절한 트레이닝만이 기다리고 있다. ‘배우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말이다.

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 셀레나 홀에서 열린 tvN 새 예능 ‘단기속성 액팅 클라쓰 : 배우학교’(이하 ‘배우학교’)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백승룡 PD를 비롯해 배우 박신양, 이원종, 장수원, 방송 작가 유병재, 그룹 위너의 남태현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프로그램의 기획 과정은 단순했다. 연출과 기획을 맡은 백승룡 PD는 “인터넷 동영상을 구경하다 ‘발연기’ 동영상 모음을 봤다. 보면서 ‘이 친구들도 연기를 배우면 실력이 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프로그램 기획 계기를 밝혔다.

그래서 백 PD는 '좋은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4년전 TV 특강에서 연기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박신양이 떠올랐고, 어렵게 찾아가게 됐다.

출연 제의를 받은 박신양은 “처음엔 단순히 재미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짧은 시간에 연기를 가르치고 배운 다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학생으로 프로그램에 합류한 방송 작가 유병재는 “힘든 건 두 가지 뿐이다. 몸과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행복한 스트레스’, ‘유쾌한 고통’이라는 말로 현장의 분위기를 표현했지만 결국 원형 탈모가 생겼다고 밝히며 결코 수업이 만만하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박신양은 “일부러 가혹하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연기를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예능이 아니다. 평생 동안 심각하고 진지하게 해온 연기와 연기를 가르치는 일에 예능으로 다가가기도 사실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그는 학생들에게 진지한 마음가짐을 요구했다. “연기를 배운다는 것은 우선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는 일이다. 진실돼야 한다”며 “누구든 진심으로 배울 각오가 없으면 시작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에 도전한 7명의 학생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긴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용기 외에도 학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내가 ‘발연기’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캐스팅 과정에서 난항도 많았다.

이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박두식도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사실 기분이 나빴다”며 “‘내가 발연기를 하고 있나?’라고 다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도전한 것은 더 나은 연기를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연기 17년차에 접어든 이원종이 학생으로 참여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한번도 연기를 정식으로 배워보지 못한 게 한이었던 그는 ‘배우학교’에 직접 찾아왔다. ‘스승’ 박신양보다도 나이가 많은 이원종은 “얼마전 수료한 대학원 지도 교수도 나보다 스무살이나 적었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학생으로써 얼마나 받아 들일 준비가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KBS2 ‘사랑과 전쟁’에서 ‘로봇 연기’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장수원은 “극에서 튀지 않는 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학교’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어떤 목표보다 구체적이고 또 간절해 보이는 바람이었다. 또 “이제는 ‘발연기’에서 ‘손연기’정도로만 올라가도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했다.

그렇다면 박신양이 트레이닝은 효과가 있었을까?

아직 많은 것을 배우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변화는 있다. 남태현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인터뷰 자리에서나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생각을 큰소리로 또렷하게 전달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 "옛날에는 쓸데없이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할 말만 깔끔하게 전달해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컴백한 소속 그룹 위너의 뮤직비디오에서 배드신에 도전한 남태현은 “배우 학교에서 배운 것을 많이 활용했다”며 “전에는 준비가 되지 않아도 바로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몰입하고 준비가 된 후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며 뿌듯해 했다.

이번 프로그램전까지 '발연기'의 개념도 모르고 들어본적도 없다는 박신양은 "이 학생들이 그 오명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더 애정이 갔다"며 "'두고보자, 한번 해보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업이 끝날 때 쯤 학생들이 "옛날엔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야"라고 말하게 될 것임을 자신했다. 

‘배우학교’는 ‘단기속성 액팅 클라쓰’라는 신개념 프로그램으로 명품 배우 박신양이 연기를 배우고 싶은 연예인들에게 직접 연기 교육에 나선다. 영화배우 이원종 박두식, 심희섭, 가수 장원과 아이돌 위너의 남태현, 방송작가 유병재, 개그맨 이진호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이 출연을 확정지으면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4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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