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야후가 실적 부진으로 또다시 감원을 예고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전날 애플을 물리치고 자신의 모기업인 알파벳을 미국 주식시장 시총 1위로 밀어올린 구글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세계 검색 엔진의 전설로 불리는 야후와 구글의 이처럼 상반된 길을 걷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급변하는 미래에 대처하는 '역동성'이 원인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 구글·페이스북이 가져간 모바일 패권…"지난해 3분의 1 퇴사 등 인재 유출도 심각"
야후는 2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 줄었으며 전체 직원 15%를 감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야후 직원이 1만700명인 것을 고려하면 1600명이 감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올해 말까지 야후에 남아있을 직원은 9000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두바이를 비롯 지사 5곳도 폐쇄키로 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주자였던 야후가 이처럼 몰락한 이유는 무었일까?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IT 언론 및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웹페이지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모아서 제공하는 것은 야후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모바일로 인터넷 사용환경이 변화하면서 스마트폰 앱과 SNS가 주요 플랫폼으로 부상한다. 때문에 2008년 정점을 찍었던 야후는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쇠락기로 접어들고 급기야는 2012년 구글 부사장 출신의 마이어를 CEO로 영입했다. 그러나 이미 기울어진 모바일 시장의 패권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미 검색과 소셜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으며, 광고수입을 싹쓸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씨넷은 “인터넷은 달라졌는데 야후는 그러질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구글…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한 투자·감각 탁월
반면 새로운 강자인 구글의 끝없는 변신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213억달러의 매출과 49억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다. 각종 신사업에서만 지난해 35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핵심 자회사인 구글이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구글의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구글의 역동성이다.
구글에는 이른바 '문 샷(moon shot)' 프로젝트로 불리는 신규 사업들이 있다.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 바이오 산업, 드론, 인공지능 (AI) 등 새 시대의 먹거리로 꼽히는 사업들은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이들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4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의 5년, 10년 동안 모두 급격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 부문이다.
인수합병(M&A)도 구글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2006년 16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유튜브는 구글의 보물로 자리잡았다. 유튜브의 지난해 매출은 무려 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다. 2005년 8월 사들인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에서 애플 아이폰보다 네 배 많은 18억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정보기술(IT) 잡지 리코드는 "구글은 다양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이 중 하나만 성공하더라도 충분한 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