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금융시장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인기를 모아왔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요즘 날마다 신문에 오르내린다. 중국의 서킷브레이커 도입으로 시작된 홍콩 H주 하락이 대규모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된 ELS 가운데 수십조원어치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현재 H지수 하락으로 손실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ELS 규모만 3조3000억원에 이른다.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아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LS 만기가 통상 3년 정도라는 점에서 물론 기회는 남아 있다.
그러나 ELS 투자자는 2012년에도 시세왜곡 혐의로 도이치뱅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펼친 전력이 있다. 요즘 불거진 ELS를 둘러싼 논란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중위험·중수익'이라는 말로 ELS를 포장해 팔았다. ELS 판매사는 한술 더 떴다. 주식과 달리 손실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금리 대비 초과수익을 노리는 상품이 위험하지 않을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