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 롯데, 日계열사 지분 숨겨...신격호 고발하나?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롯데그룹이 일본 내에 계열사 지분(국내 투자) 자료를 허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숨겨왔던 허위지분에 대한 고의성이 드러날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고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롯데의 해외계열사 소유현황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일본 광윤사와 롯데 홀딩스 등의 해외 계열사를 총수 일가와 관련이 없는 ‘기타 주주’로 허위 신고해왔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현행 공정거래법을 보면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총수(동일인)와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 내역과 지분 구조를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해외 계열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총수 일가의 국내 지분을 숨겨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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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소유현황을 보면 롯데 16개 해외계열사가 11개 국내계열사에 출자하는 구조였다. 호텔롯데(99.3%), 부산롯데호텔(99.9%), 롯데물산(68.9%), 롯데알미늄(57.8%) 등 4개사의 해외계열사 지분만 과반수에 달한다.

16개 해외계열사는 일본의 광윤사, 롯데홀딩스, 패밀리, L투자회사(12개) 등 15개사와 스위스의 LOVEST A.G라는 회사다.

국내 롯데 86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4조3708억원 중 해외계열사가 소유한 주식가액(9899억원)은 22.7% 규모였다.

대부분 롯데홀딩스가 직접 출자(3994억원)하거나 롯데홀딩스가 소유·지배하고 있는 12개 L투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출자(5059억원)한 경우다.

이처럼 롯데 총수일가는 광윤사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었다. 롯데홀딩스도 다른 일본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계열사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였다.

사실상 총수일가가 일본·국내의 순환출자 등 복잡한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해온 것이다.

내부 지분율도 85.6%의 규모로 달라졌다. 기존에 공개된 롯데의 내부지분율 현황은 60%대였다. 롯데가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를 동일인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신고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국내계열사중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비롯해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롯데물산 등 일본계열사 출자비중이 높은 계열사는 대부분 비상장사다.

공정위는 재벌 총수에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등 공시제도를 보완, 소유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정위는 롯데그룹의 허위 공시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대기업 집단이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허위 사실을 공시할 경우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나 총수 고발이 이뤄진다.

단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고발은 고의성 입증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에는 ‘경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곽세붕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롯데가 일본 해외계열사를 기타주주로 신고했는지 등 고의 여부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관련법상 5년 전 행위는 벌할 수 없어 2012년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와 관련해 롯데 측은 “롯데 지배구조는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회사의 수익금을 조국에 투자하면서 한국 롯데를 설립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