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깐깐 심사' 대출 규제 시작..."은행권 창구는 한산"

2016-02-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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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기간, 상환능력 등 따져봐야..."서민부담 가중...대출 고민 늘어"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1일 점심시간 시중은행 창구는 한산했다. [사진=백현철 기자]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은행권이 1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소득 심사 강화와 분할상환 유도 등을 골자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주택 시장 거래 절벽이 도래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행된 첫날 방문한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최근 침체된 주택 시장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점심시간임에도 주택담보대출 창구를 찾는 방문객들의 수는 적었다. 
신한은행 행원 황모(30)씨는 "주택담보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이랑 비교해 손님이 소폭 감소했다"며 "이제 막 규제가 시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선 은행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주택대출 시장이 크게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민은행에서 대출을 담당하는 행원 신모(35)씨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전부터 고객들이 혼란을 겪는 원금 상환 등 바뀐 제도에 대해 설명을 해왔다”며 “고객들이 바뀐 규제를 꼼꼼히 따져보고 대출을 쉽게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일부터 시행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정책. [사진=백현철 기자]


주택대출 상품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고객 최모(35)씨는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상환 능력 위주로 바뀌어 서민층의 부담이 가중된 것 같다”며 “주택을 구매하려 했으나 빚에 발목 잡힐 것 같아 대출 받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358건으로 전년 동월(6824건)보다 1400건 이상 감소했다. 전달인 12월(8264건)보다 20% 이상 줄었다.

전국 아파트값의 보합세는 지속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5주 연속 변동이 없었다. 수도권은 4주 연속 보합세, 지방은 -0.01%로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 비율도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4만9724호)대비 23.7%(1만1788호) 증가한 총 6만1512호로 집계됐다. 겨울 비수기와 주택대출규제 강화 등 악재의 영향으로 미분양 주택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미리 반영돼 주택 거래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수요자들이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당장 자금조달이 쉬운 분양시장과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는 뉴스테이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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