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이 주름잡던 미술시장에 중국 작가들이 대거 두각을 드러내며 한국 미술은 침체 아닌 침체를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 천경자·이우환 화백 등의 '위작 논란'까지 겹치며 한국 미술은 움츠러들었고 특히 신진작가들의 성장이 눈에 띄게 더디었다.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불투명한 작품 거래도 미술계의 고질적인 골칫거리였다.
이에 기성 작가는 물론이고 작가단체, 갤러리 관계자, 신진작가, 미술학도 등이 한자리에 모여 미술계의 현안과 대안을 얘기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함께 오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아시아,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에 서다'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올해 미술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해외진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시각예술 분야 3개(전작도록 발간, 작가 미술장터 개설, 화랑 국제화) 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컨퍼런스를 열기로 했다. 이미 지난 1월 22~24일, 1월 28~29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아트북과 카탈로그 레조네의 현재–출판, 연구, 디지타이징과 아카이빙', '데이터와 미술시장'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와 워크숍을 연 바 있다.
이 밖에도 김현희 서울옥션 기획홍보 총괄팀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을 박서보·윤형근·정상화·하종현 등 주요 단색화 작가를 중심으로 데이터로 풀어내 이목을 끌었다. 또 정광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술계 종사자들이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묵인하기 쉬운 계약·표준계약서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내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샀다.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왔다는 김유빈(26)씨는 "직업 작가·미술학도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쾌한 발제가 인상적"이라며 "중국이 부상하고 있지만 'Fast Korea'의 예술인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창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 동안 미처 몰랐던 부분이나 간과했던 부분을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선영 대표는 "컨퍼런스를 매년 정례화해 데이터·현장 중심의 미술시장 발전 방안과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대표 컨퍼런스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