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1·롯데)가 미국LPGA투어 2016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지난주까지 세계랭킹 10위였던 김효주는 이 우승으로 세계랭킹 7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오는 8월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 출전하게 될 한국선수들의 판도는 더 오리무중이 됐다.
전날까지 선두권에 1타 뒤진 공동 3위였던 김효주는 4라운드합계 18언더파 274타(70·70·68·66)로 2위권 선수들을 2타차로 제치고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김효주는 미LPGA투어 데뷔 전인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덕분에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고, 2015년 3월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1만달러(약 2억5000만원)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김세영(미래에셋),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는 합계 16언더파 276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루이스는 2014년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이후 번번이 한국선수들의 선전에 막혀 아홉 차례나 2위를 했다.
김효주는 이 대회 나흘동안 높은 샷 정확도(파4·파5홀 티샷 92.86%, 어프로치샷 75%)를 보였고, 그린플레이(라운드당 퍼트수 26.75개)도 흠잡을데 없었다. 초반 10위 언저리를 달렸던 김효주는 우승 후 “‘톱10’ 진입이 목표였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일희(볼빅)는 합계 15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 곽민서(JDX멀티스포츠)는 14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 전날 파4홀에서 티샷을 홀에 넣어 미LPGA투어 사상 최초로 ‘홀인원겸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장하나(비씨카드)는 13언더파 279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 여자골퍼들의 세계랭킹은 박인비(KB금융그룹)가 2위, 김세영 5위,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이 6위이고 김효주는 그 다음이다. 리우올림픽에는 각국에서 최대 네 명의 선수를 내보낼 수 있다. 한국은 네 명이 나갈 것이 확실시된다. 김효주는 이 우승으로 올림픽 출전권역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김효주는 경기 후 “8월 올림픽 전까지 3승이 목표다. 이제 2승 남았다.”고 올림픽 출전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재 랭킹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효주 다음으로 양희영(PNS)이 랭킹 9위, 전인지(하이트진로)가 10위를 달리고 있다. 랭킹 5위부터 10위까지의 평점차는 0.79에 불과하다. 한 대회 우승으로 이 권역의 랭킹이 뒤바뀔 수 있으므로 출전선수가 확정되는 7월11일까지는 누가 최종적으로 태극 마크를 달 지 알 수 없다.
올해 미LPGA투어는 걸출한 스타들의 우승 경쟁 못지않게, 한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경쟁도 크나큰 볼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