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2월 첫 최고위원회의서 '김종인' 성토…"의회주의에 대한 폭거"

▲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새누리당]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당초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23일 합의했었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장의 거부로 인해 야당이 '선(先) 선거법 논의, 후(後) 법안처리'를 내세우면서 29일 본회의는 무산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여야 합의는 국회가 국민에게 한 약속인데, 원외에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취임 후 첫 작품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하며 야당의 협상 당사자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국회 마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법 하나로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경제문제를 외면한 채 민의의 장인 국회를 허언의 장, 거짓말의 산실로 만들어버렸다"면서 "다양한 국정경험과 정치역정에서 쌓은 경륜은 사라지고 더불어민주당의 DNA인 흑백논리, 외눈박이 사고, 운동권식 정치의 핵심만 받아들인 것 같아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고 비난했다.

이어 "여야 간 정치는 약속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며 "야당 원내대표가 사인한 문서가 비대위원장 한 마디에 갈기갈기 찢겨지는 걸 보면서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 미래 세대에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꼬집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경제전문가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수권정당 면모쇄신 1호 작품이 바로 여야의 합의파기, 민생경제보다 선거였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모두발언의 운을 뗐다.

원 원내대표는 "원외인 김종인 위원장이 원내 합의사항을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린 것은 광복이후 70년간 어렵게 지켜온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민주주의와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은 책에서 독일 슈뢰더 총리의 하르츠 개혁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놀랍게도 지금 행동하는 것을 보면 반대다, 엊그제 다른 법안 합의를 휴지조각처럼 찢어 버린 것도 그렇고 노동시장 개혁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경제활성화법의 신속처리를 요구한 국민들을 일거에 무시하고, 경제 죽이기 마이웨이를 외친 것"이라며 "원샷법만 처리되면 그동안 대기업특혜법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번복하고, 앞으로 경제민주화 이슈선점에 김이 빠질까봐 원샷법과 합의에 없던 선거법 연계라는 정치적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아예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민주의 실체는 더친노, 더운동권, 더반대였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면서 "나라 경제와 정국 발목만 잡고,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 못하는 정당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죽은 정당"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김무성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회동을 갖는다. 다만 원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무시한 점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불참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