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해운업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2016-01-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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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해 12월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해운산업을 지원하는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신규로 건조하는 선박에 대해 BBC(나용선)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이 400% 이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채비율 700~800%대를 기록중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이들 국내 양대 해운사들이 바라보는 정부의 지원안은 그저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일각에선 ‘울고 싶은 놈 뺨 때리는 지원안’이라는 조롱도 나온다.

정부는 지원을 받기위해선 이들 해운업체가 강력한 자구안을 마련하고,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진해운의 자구안 이행률은 122.9%, 현대상선은 89.2%에 달한다. 이는 극심한 해운업 장기침체로 돈은 벌지 못하는데 빚을 갚기 위해 돈이 될 만한 세간을 죄다 팔며 자구안을 이행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기업이 추가로 내놓을만한 자구안은 거의 없다는데 이견이 없다.

해운업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안보산업으로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더욱 가혹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가혹한 구조조정은 업황이 회복된다 해도 기업의 경쟁력이 축소되거나 상실돼 오히려 더 극심한 부진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운업계 및 학계는 덴마크와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해운 강국이 자국 해운업 보호를 위해 금융지원에 나선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정부의 자금지원 노력이 시급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단 업계가 말하는 자금지원은 공짜로 달라는 게 아니다. 해운업계는 이미 신용도 하락으로 높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해오고 있다.

해운업계가 원하는 것은 정부의 따뜻한 관심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이겨내면서 성장해왔다. 이번 해운업계의 위기도 해운산업과 해운사들이 한 단계 성숙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해운산업에 대해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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