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커스는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의 첫 관문이다. 여기서 승리하면 대권에 성큼 다가선다는 게 암묵적 공식이기 때문이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가 대세론을 탔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것도 아이오와 코커스였다. 공화당은 예외가 있었지만, 첫 코커스가 열린 1972년 이후 민주당에서는 아이오와 주에서 1위를 한 8명 중 6명이 당 대선 후보가 됐다.
특히 이번 코커스에서는 이른바 '아웃사이더 돌풍'이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을 맹추격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민주당 상원의원, '막말 논란' 도널드 트럼프 등의 승리가 현실화되면 대선 레이스는 오는 7월 전당대회 직전까지도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현재 민주·공화 양당 후보들은 대접전을 펼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 폴이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의뢰를 받아 지난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48%,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의원이 45%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양강 구도가 뚜렷하다. NBC·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트럼프는 32%의 지지를 얻어 25%의 크루즈를 7%포인트 차로 제쳤다. 트럼프가 크루즈 의원을 이기면 아이오와·뉴햄프셔·사우스캐롤라이나 등 3연승으로 대세론을 탈 수 있다.
각 후보 캠프는 후보 본인은 물론 부인과 자녀 등 가족까지 총출동해 골목골목을 누비는 저인망식 유세활동을 이어갔다. 오바마 1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케어'와 총기규제 강화 등 오바마 업적을 계승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메일 스캔들, 친(親)부자 이미지 등은 난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상위 1%의 권력을 빼앗아 99%에게 돌려주겠다"는 구호와 친(親)서민 유세로 중산층과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 후보의 윤곽은 아이오와 코커스와 8일 뒤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 등 '대선 풍향계'의 승부와 14개 주 경선이 한꺼번에 열리는 3월1일 '슈퍼 화요일' 등을 거치며 대략 드러나게 된다.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8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