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유가 불안정과 글로벌 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금리 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축소되거나 아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의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12월 고용 여건 개선 등 미국의 경제가 성장세에 있다고 판단, 9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짐 캐런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소속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판단 근거로 삼은 시장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3월에도 금리 인상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지표 개선 등 시장이 호조세를 보인다는 전제 하에 3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력한 다음 금리 인상 시기로는 5월이 점쳐진다. CNBC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애널리스트 등 전문가 가운데 88%는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5월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5일 설문조사 당시(74%)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상반기 중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온 가운데, 오히려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이크 모란 스탠다드차타드 경제연구소장은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토대로 향후 12개월을 내다볼 때 미국 경제 수준을 끌어올릴 돌파구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0.25%포인트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제로 금리에 가까운 0~0.25%로 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지난 1990년대부터 금리 인상 시 한꺼번에 올리기보다 1%를 4번에 나눠 조정하는 것을 관례로 여기고 있다.
만약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지난 1997년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당시 연준은 1997년 3월에 금리를 0.25%포인트(5.25%→5.5%)로 올린 뒤 1년 6개월동안 동결했다. 이후 아시아와 러시아의 경기침체로 인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98년 9월 금리를 다시 5.25%로 재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