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덤벼 강아지 찼다"…법정서 거짓말 들통

2016-01-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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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A씨는 비명 같은 강아지의 울음을 듣고 집으로 부리나케 내달렸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기르던 포메라니안이 대문 앞에서 비틀대고 있었다. 바닥에는 핏자국이 있었고 강아지의 코도 피범벅이었다.

강아지를 이렇게 만든건 윗집 B씨였다. 자신을 보고 거세게 짖자 얼굴을 발로 걷어찬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치료비만 140만원이 나왔다. 마음의 상처는 더 컸다.

B씨는 조금 전까지 마당 나무를 큰 가위로 다듬는 중이었다. A씨 품에 있던 강아지는 그 모습을 보고 마구 짖어댔다. A씨는 강아지를 진정시키려 집 앞에 뒀다. 그러나 계단을 오르는 B씨를 보자 다시 흥분한 것이다.

B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려는 행동을 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당시 강아지가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면서 달려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내 행동은 신체에 위해가 가해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했다. 형법 제22조는 '위급하고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는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B씨의 주장은 의외의 대목에서 무너졌다. 강아지가 그를 향해 달려들기는커녕 제대로 뛸 수도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강아지는 양쪽 뒷다리 무릎뼈(슬개골) 장애를 앓고 있었다. 포메라니안 종에 흔한 증상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홍득관 판사는 B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홍 판사는 "강아지의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동은 위급하고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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