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유동성조작(SLO),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등 다양한 시장 수단을 동원해 역대급 유동성 폭탄을 시장에 내던졌다. 이와 함께 경기둔화, 춘제(春節 음력설) 자금 수요 급증 등을 이유로 제시됐던 춘제전 기준금리 인하설이 힘을 잃는 모습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인민은행 관계자의 발언과 인민은행이 지난주 거액의 자금 수혈에 나서면서 춘제 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데 시장 중론이 모이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아닌데다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부족해 추가 인하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열렸던 인민은행 상업은행좌담회에서 이강(易綱) 부총재와 장샤오후이(張曉慧) 행장조리 등이 "인민은행은 춘제 전 자금수요 급증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고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유동성을 제대로 조정할 능력과 자신감, 방법이 있다"고 발언한 것도 그 근거로 거론됐다. 마쥔(馬駿) 인민은행 경제학자도 "중국 인민은행의 MLF 등을 통한 대규모 유동성 주입은 기준금리 인하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대형카드를 쉽게 쓸 수 없다, 신중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아닌만큼 여전히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분위기다. 단, 인하 시기는 춘제 전에서 후로 늦춰질 수는 있다는 의견이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22일 제일재경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인민은행의 조치는 단기 유동성 공급에 그칠 것"이라며 "여전히 춘제 전후 자금수요 급증에 따른 시중 유동성 변동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확실하지 않는 미래를 대비해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시기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독일의 금융그룹 도이치뱅크도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민은행이 거액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이는 기준금리 인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인데다 시장 유동성도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며 "인민은행이 당장은 아니라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생증권도 23일 "환율 안정 등의 문제로 인민은행이 춘제 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확실히 낮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외화 유출에 따른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감소분을 메꾸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면서 "춘제 이후 시중 상황에 따라 인민은행이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