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국제유가 불안과 G2(미국과 중국) 리스크 등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달러화 예금 증가세가 꺾였다. 1월 들어 은행권 달러화 예금은 4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일부 자산가들이 원·달러 환율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 효과가 이미 1100원 후반대에서 반영됐기 때문에 달러화 예금에 새로 가입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달러화 예금에 거액의 뭉칫돈이 몰려 잔액 기준으로 다달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해 60억63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전 연도인 2014년 증가분(19억 달러)과 비교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4조원 넘게 감소했다. 일부 개인들이 원·달러 환율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달러화 예금을 미리 가입해뒀던 자산가들은 많게는 20%이상 환차익을 봤다.
실제 우리은행의 한 프라이빗 뱅크(PB) 고객의 경우, 1020원대에 들었던 달러화예금 중 50만 달러(6억 원)를 매도해 8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이같은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이기 때문에 해당 고객의 이익도 컸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PB센터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이미 오를 만큼 올라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금 달러화 예금을 새로 가입하면 수익이 얼마 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250원,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지금보다는 6월께 다시 미국금리 인상 이슈가 부각될 때 매도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화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상품이다. 달러화 예금(1년짜리) 금리는 연 0.7% 수준으로 원화 예금 금리인 연 1%대 초·중반보다 낮다. 그러나 이 금리 외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고 환차익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호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