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국판 스타벅스' 기대감으로 장외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카페베네가 좀처럼 상장에 속도를 못 내면서 일찌감치 주식을 샀던 투자자도 수심이 짙어지고 있다.
19일 장외주식정보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페베네 주식 장외가는 2015년 1월 한때 9850원까지 뛰었다가, 이날 2150원으로 78% 넘게 빠졌다. 카페베네는 비상장사지만, 소액주주 비율이 28%에 맞먹을 정도로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실적 악화로 상장 시기 자체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대주주도 2015년 말 사모펀드로 바뀌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상장이 앞으로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당분간 계획은 없다"며 "그보다는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추진할 무렵 KDB대우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이 증권사 출신으로 주식업무 담당을 맡겼지만, 이 자리도 공석이 된 상태다.
카페베네 실적은 갈수록 악화돼왔다. 영업이익이 2011년 169억원에서 이듬해 101억원으로 감소했다. 2013년과 2014년도 각각 40억원, 50억원에 그쳤다. 2015년 1~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약 1100만원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저가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장 점유율이 추락한 영향이 컸다. 카페베네는 스타벅스처럼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장외가가 크게 뛴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 재료 소멸로 주가가 많이 빠졌다"며 "장외주식 투자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