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국제유가 '빼따꼼쁠리'?

2016-01-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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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마침내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경제회복에는 고유가보다 저유가가 훨씬 도움이 된다. 과거 1980년대 '3저호황'으로 인해 한국이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유가가 통상적으로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 빠른 속도로 급락을 하다 보니 경제침체를 의심케 하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일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유가 20달러대 전망을 적중시킨 골드만삭스는 이번에는 오히려 연말 60달러대 상승 전망을 내놓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번 유가 급락의 원인은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와 중국의 경제둔화에 대한 과도한 우려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셰일오일 덕분으로 배럴당 40~60달러선을 움직이던 유가(WTI)는 이란의 경제 제재 해제로 인한 원유수출 재개가 가시화되자 박스권을 깨고 마침내 20달러대로 하락을 하게 된 것이다.

금일 발표된 중국의 전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로 우려와는 달리 여전히 견조한 성장을 지속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률은 향후 다소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6%대 성장을 유지하며 경제는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출범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중국의 성장이 과거 에너지 소모적인 성장에서 내수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다 보니 원유에 대한 수요는 과거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가가 20달러대까지 급락할 정도의 수요 위축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이 현재 원유 수출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 원유 수출이 이뤄지면 공급이 늘어나며 유가는 더욱 하락해야 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유가는 이를 반영해서 미리 움직였기 때문에 하락을 멈출 것인가?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 격언 '빼따꼼쁠리'가 이번 유가의 향방에도 적용이 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대하고 있던 사건이 현실화되면 주가는 지금까지 움직이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빼따꼼쁠리는 투자를 좀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빼따꼼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고점 매수 저점 매도'를 반복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빛의 속도로 정보가 전달되는 요즘은 더욱 실수하기 쉬운 환경이다. 유가의 하락에 배팅한 세력은 이미 큰 수익을 올렸을 것이고 차익실현의 욕구가 상당할 것이다. 이쯤되면 수익을 챙기기 위한 숏커버를 하기에 충분한 시점이 됐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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