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2016년 금융사기 박멸의 해가 되기를

2016-01-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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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지난 15일 공항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가 공항공사로 걸려오자, 폭발물을 탐색하기 위해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별다른 피해도 없었다. 

협박전화는 외국에서 걸려온 것으로 확인됐고, 보안당국은 전화 발신지 추적에 나섰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그런데 당시 눈길을 끈 것 중 하나가 관련 인터넷 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이었다.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베스크 댓글' 중 하나는 "그동안 보이승피싱은 외국전화라 추적이 어렵다고 하지 않았나? 이게 추적된다면 그동안 방치했던 보이스피싱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란 불만과 질타의 내용이었다. 

물론 이번 폭발물 협박전화의 발신지 역시 추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쨌든 이와 같은 네티즌의 의견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금융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정부를 향한 불신이 깊이 박혀 있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금융사기는 범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각 개인이 항상 신중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금융감독원은 새롭게 등장한 금융사기 수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개하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조건만남 등으로 상대를 유혹하면서 해킹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도록 한 뒤 돈을 뜯어가는 수법을 소개했다.

이런 경우는 피해자가 불법 거래란 사실을 알면서 당한 것이기 때문에 피해를 보상 받을 방법도 없다. 피해자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로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신고를 꺼려, 범인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상대방을 맹목적으로 믿다가 돈을 잃는 사건은 주식투자 시장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얼마전 한 독자는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주겠다는 자칭 전문투자자의 말을 믿고 수천만원을 맡겼지만, 한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다고 제보했다. 

이 투자대행업자가 실제 투자를 했음에도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투자금을 처음부터 다른 용도로 유용했는지도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지극히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맡겼을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턱대고 투자금을 맡겼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금융사기는 "설마"하는 순간 당할 수 있다. 돈 거래와 관련된 것이라면 아무리 많이 의심하고 확인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 보통 금융사기범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들만을 노리진 않는다. 

오히려 돈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 또는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들기 마련이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접근해, 쉽고 편하게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꼬드기면서 돈을 뜯어낸다. 

소액의 투자금으로 돈을 굴리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에게 접근해,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소위 '대박'의 환상을 심어주고 투자금을 받아내기도 한다. 환상이 깊어지면 대출까지 받아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어 되레 빚만 늘어날 수도 있다. 

금융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선 내 스스로 조심하는 게 최우선이다. 물론 금융당국과 수사당국도 우리 사회에 금융사기가 만연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흔히 금융사기는 이른바 '약자'가 타깃이 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이 이같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바란다. 

외국전화 추적 가능성에 대해 의혹과 불만을 제기한 네티즌의 생각처럼, 못 잡은 게 아니라 안 잡은 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는 금융사기로 절망에 빠지는 국민들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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