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성장률 3.0%...낙관적인 전망 아니다"

2016-01-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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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7%에서 1.4%로 내렸다. 
이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하향폭은 경제적인 요인 외의 다른 요인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세계교역이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세계 진단"이라며 "유가하락이라는 게 얘기치 않은 부작용을 가지고 오지만, 이에 따른 소비구매력상승, 소비여력 상승을 감안했고 우리의 수출 여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리스크에 대해서는 예상을 벗어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국에서의 금융불안이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을 줬고 (이는)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이다"고 말했다.

15일 예정된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단순히 상견례에만 그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대외리스크 요인에 어떻게 대처해나갈지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의견은?
-올해 들어 위안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을 나타내서 국제 금융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증시의 경우 여러 가지 버블이 조정된 과정, 증시 관련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도 동조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앞으로는 위안화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서는 약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에서는 외환시장에 대한 안정 의지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동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만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해 예의주시하도록 하겠다.

◆경제성장률 전망 조정은 국제 유가를 얼마로 전제한 것인가?
-유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유가 전망을 낮췄다. 상반기는 30달러대 후반, 하반기는 40달러대 후반으로 봤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만날 예정인데 논의할 내용은?
-아무래도 상견례에 그칠 수만은 없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그와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 흐름이나 전망,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대외 리스크 요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 제시했는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중기적 시계에서 지향하는 것이다. 정부의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실질성장률이 낮다고 해서 물가를 올려 이를 달성하겠다는 운영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 요청할 경우 통화스와프를 재개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청할 의향이 있나?
-한일 통화 스와프 문제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대외건전성, 예를 들어 외환보유액이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고 경상수지가 흑자 이루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구체적으로 검토하진 않았다. 앞으로 대내외 금융경제 시장 전개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검토할 계획이다.

◆우리 경제 여건을 봤을 때 재정의 추가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올해 정부가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설정한 것은 앞으로 고령화에 따른 지출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각국의 재정건전성을 평가해서 발표하는데 최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대단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경제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재정정책이 바뀔 수는 있지만 OECD 평가만 놓고 보면 대응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기타 이머징 국가들과의 공조 상황은?
-이머징 마켓의 중앙은행 모임은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주에 BIS 총회에 다녀왔다. 별도로 이머징 마켓 중앙은행 총재들과 만나 각국 경제의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전체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머징 마켓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정리했다.

◆성장률과 물가전망치 낮아졌는데도 금리정책 변동 없는 이유는? 금융안정에 방점이 찍히는 것인가?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견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에 올해 전망을 했지만 경제여건이 바뀌면 전망치가 바뀌는 게 필연적이다. 한은은 물가 안정, 거시경제 안정이 목표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한다. 금리정책은 거시경제와 금리 리스크 등을 다같이 고려해서 종합적인 영향을 보고 판단한다.

◆한미 금리차 역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장기쪽에서는 역전되고 단기쪽에서는 금리차가 좁혀졌다. 외국인의 국내채권자금은 주로 만기 5년 이내의 채권이다. 금리차가 상당 부분 플러스(+)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정책 결정 여하에 따라, 이머징 마켓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 경우도 감안해서 예의주시하겠다.

◆향후 위안화가 절하돼 원화도 절하될 경우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인 것인가?
-동조화되는 것은 한·중 관계 긴밀도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수출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원화도 급속히 변동한다면 다른 분야에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동반 하락하는 것이 양면적인 효과가 있어 어느 한쪽으로 괜찮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빠져나가는 원인과 전망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작년 6월부터였다. 그 원인은 중국 증시 불안,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유가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향후 전망에는 몇 가지 영향을 주는 요인이 있을 것이다. 중국 신흥시장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바뀌는지, 미국 금리 정상화 속도, 유가 움직임 등에 달려 있다. 그에 따른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타 신흥국과는 기초경제여건이나 외환건전성이 차별화돼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흐름도 여타 신흥국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낮은 물가전망치는 공급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의 낮은 상승률의 원인은 공급적 요인이 크다. 유가가 30달러 안팎으로 하락했다. 통화정책 대응 필요 여부는 물가 흐름을 조금 더 보고 판단하겠다.

◆‘지급결제비전 2020’을 발표했는데 지급결제 분야 변화 전망은?
-소위 핀테크 혁명이라고 해서 혁신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출현과 인터넷전문은행도 생겼다. 지급결제시스템 등에도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오래 전부터 검토하고 있다. 다음 기회에 전반적인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민간 경제연구소는 2%대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정부 측은 3%대 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 이것도 고려한 결정인가?
-단연코 없다. 대외여건이 안 좋다보니 2%대 전망 내놓고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3%대 전망이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올해 세계경제 및 교역이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전문기관들이 이 같이 전망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하면 우리의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실질구매력 상승 및 그에 따른 소비여력 증진 등을 감안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6%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낙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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