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이 내홍 끝에 4·13 총선 ‘공천 룰’을 정했지만, 계파 간 총선 내전이 2라운드로 접어들 전망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국회로 공식 복귀, '총선 역할론'이 주목된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이 내홍 끝에 4·13 총선 ‘공천 룰’을 정했지만, 계파 간 총선 내전이 2라운드로 접어들 전망이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전날 이임식을 마치고 13일 국회로 공식복귀하면서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가운데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한 비박(비박근혜)계의 공천 계산이 복잡해 보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부총리 재임기간 당 지도부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으며 올해 총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의원은 최근 여의도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오·만찬을 잇달아 가지면서 일찌감치 ‘세(勢) 결집’에 나선 게 아니냔 관측을 낳았고, 일각에선 이번 총선에서 현재 지역구인 경산·청도 대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마한 대구 수성갑 차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식사 정치’와 친박계 세규합 의혹에 대해 “(당으로) 돌아왔으면 만나서 인사드리는 게 도리 아니냐. 정치적 의미는 부여하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대구 수성갑 출마설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고, 총선 관련 당직을 맡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 평의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에선 최 의원의 ‘총선 역할론’ 주문이 적잖다. 친박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의 당직 여부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총선) 인재영입위원장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밝혔다.
공교롭게 이날 ‘박심(朴心)’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친박계 텃밭인 대구에서 각각 동구갑, 달성군 출마선언을 한 것도 비박계 견제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지역 유력 경제계 인사인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친박계로부터 대구 북구갑 출마 영입 제안을 받고 조만간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갑은 비박계이자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친박계의 총선 행보는 속도를 내는 반면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한 비박계의 총선 ‘대진표 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 설명) 지난해 말 서울 국회에서 4·13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과 쟁점 법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2+2 회동'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친박계의 총선 행보는 속도를 내는 반면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한 비박계의 총선 ‘대진표 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영입인재 1차 명단을 발표한 데 이어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인사의 ‘험지 차출론’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험지 차출론은 지역구를 정하기도 전에 ‘파열음’이 나오면서 비박계는 난관에 처한 형국이다.
부산 해운대 지역 출마를 준비하다 김 대표 제의를 받고 험지 출마 지역을 조율해온 안 전 대법관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서울 광진·도봉·도봉 등 강북지역 출마설이 보도되자, 김 대표 측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기자회견까지 열며 불쾌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오 전 시장도 “김 대표로부터 구체적인 지역을 제안 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며 험지 차출 대신 4.13 총선을 앞두고 ‘마이웨이’를 하고 있다.
험지 차출론 명분이 위기에 처하자,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시청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법관과 있었던 대화를 그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맞는 곳을 지금 고르고 있다”면서 안 전 대법관의 출마 지역을 늦어도 이번 주까지는 결론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불쾌감을 토로했던 안 전 대법관이 오후 들어 "당의 요청인 서울 험지출마를 수락했다"면서 "서울의 야당의원 지역에 출마키로 결정했다"고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당 지도부의 계속된 설득에도 불구,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텃밭인 부산 출마를 고집할 경우 '꽃가마를 타려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