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성장통 겪는 중국경제, 기회로 삼아야

2016-01-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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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

[김동열(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 ]


요즘 중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먹고살기도 바쁜 데 남의 나라 걱정한다고 힐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재채기하면 우리는 감기 걸릴 정도로 중국과 우리는 밀접한 관계로 얽혀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면 미국보다 중국의 눈치를 더 봐야할 처지다. 예를 들어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미국의 13%보다 두배 이상 높다. 수입도 전체의 21%로, 미국의 10%보다 두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 명동과 제주도에 가보면 중국 관광객으로 차 있다. 백화점보다 쏠쏠하게 장사가 잘 된다는 면세점의 주 고객도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무역과 내수 양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14억명의 거대 인구를 지닌 중국이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10%의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그 결과 2015년 현재 중국의 GDP는 11조200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아직 1인당 GDP는 약 8200달러로 세계 75위에 불과하지만, 14억명에 이르는 인구를 감안하면 현재 수준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하다. 보통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를 넘어서면 4인 가구를 기준으로 1년에 2만 달러의 소득을 올린다.

이 경우 어느 정도 '살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TV나 냉장고 같은 내구성 가전제품이 팔리고, 할부로 자동차를 살 수 있게 된다. 중국이 과거에는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의 시장’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신년 벽두부터 중국의 상하이지수가 급락하며 올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에서 너무 멀어지면 버블이 생긴다. 작년 6월12일 상하이종합지수가 5166포인트를 찍었을때 주가수익비율(PER)이 37을 기록했다. 당시 선진국 평균 PER가 20정도였다.

2016년 1월13일 현재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포인트 정도로 내려왔는데, 비로소 거품이 많이 해소된 느낌이다.

물론 금융시장 개방에 대비한 관료들의 경험과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는 폭을 너무 좁게 설계했다. 위안화 환율을 인하하기 위해 눈에 띄게 개입한다는 식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금융시장의 개방 과정에서 겪어야 할 통과의례로 볼 수 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기 마련이다.

또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경착륙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 중국 전문가의 얘기를 모아보면, “3~5년 어려울 것이지만 결국 중국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다.

중국의 ‘러우 지 웨이’ 재정부장도 “향후 5년간 진통을 겪을 것이며, 중국경제의 구조개혁은 2020년 이전에 완성될 것이다.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 구조로 변화할 것이다. 10%안팎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고, 7% 안팎의 중속성장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구조개혁에 따른 불가피한 고통, 즉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1970년대 중화학공업 분야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중진국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중국도 이번 구조조정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시스템과 제도가 겉보기와 달리 상당히 자본주의적이며, 수많은 인재가 선진국에서 배우고 익힌후, 중국으로 돌아와 각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의 전환과 구조개혁을 우리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중국에 중간재 중심으로 수출했다면, 앞으로는 고급 소비재 중심으로 수출해야 한다.

향후 비중이 높아질 환경, 의료, ICT 등 첨단 서비스업에서도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중국의 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치밀한 준비와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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