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ES 중국기업 절반 이상…'벤처·창업의 요람' 선전 출신

2016-01-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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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제로테크, 로욜 등 스타트업 '선방'

'중국판 실리콘밸리' 선전…연간 R&D 5조5200억원 투입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 폐막한 제50회 세계가전전시회 ‘CES 2016'는 중국 ‘IT벤처 요람’으로 떠오르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기업들의 ‘굴기(崛起 우뚝 일어섬)’가 돋보이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CES 2016에 참가한 기업은 모두 4199개, 이중 중국 기업만 1300곳이었다. 이중 절반 이상인 652곳이 선전 소재 기업들이라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11일 보도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가전 등 전통적 영역 외에 드론(소형 무인기),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방면에서 이색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 CES 2016에서 선전 소재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 DJI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화사]


‘드론 업계의 애플’ 이라 불리는 선전 출신 세계 최대 상용 드론 제조사인 다장(大疆 DJI)이 대표적이다. DJI 전시면적은 주최 측에서 마련한 2300여㎡ 규모의 드론 전시공간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이곳서 DJI는 고화질 4K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팬텀 3 4K’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제로테크와 텐센트가 공동 개발한 상업용 드론 'WING'[사진=바이두]

선전의 또 다른 무인기 업체 링두(零度 제로테크)는 선전이 낳은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드론 ‘YING(잉)’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조작 가능한 이 드론은 촬영한 영상을 '국민 모바일메신저' 위챗 등 SNS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외 또 다른 선전 드론업체 프로드론은 휴대하기 편리한 ‘접이식 드론’을 선보여 올해 ‘CES 혁신상’도 수상했다.

미국 CES 2016에 설치된 러우위 전시공간. [사진=러우위 공식홈페이지]


올해 첫 참가한 'CES 신참' 선전 스타트업 러우위(柔宇 로욜)는 가상현실(VR) 기기인 스마트 모바일 영화관으로 주목 받았다. 이제 설립된 지 3년이 넘은 로욜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가 넘는다. 최근 0.01mm의 두께로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플랙시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연구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이외에도 화웨이나 쿨패드, ZTE, TCL 등 선전 소재 기업들도 각종 시제품을 출시해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 때 ‘짝퉁폰 생산 1번지라는 오명을 안았던 선전엔 현재 세계 전자부품과 장비 제조공장이 몰려있다. 싼 가격에 부품을 조달하고 최신 기술을 구현하기엔 최적화된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명품이라면 뭐든지 짝퉁으로 만들어내는 특유의 도전정신이 선전을 중국 창업벤처의 요람으로 발전시켰다는 분석이다.

선전엔 현재 하이테크기업 3만여곳이 몰려있다. 지난 해 상반기 선전시 연구개발(R&D) 투자는 305억 위안(약 5조5200억원)으로 전체 지역 GDP의 4.04%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전국 수준의 2배 수준으로 베이징 다음으로 많다. 선전은 오는 2020년까지 GDP 대비 R&D 비중을 4.25% 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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