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 'CES 201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범 세계적인 경제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매년 IT·전자 업계의 혁신을 보여주는 CES로 향한 관심은 어느때 보다 더 뜨거웠다. 올해는 3600개 이상 기업이 2만여종의 제품을 선보이며 IT·전자분야네서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CES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경계가 사라진 이종산업 간의 IT 융복합 기술이 전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의 CES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이밖에 '중국' 그리고 '스마트카' '가상현실(VR)'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소비자 생활의 혁신을 겨냥하고 나섰다.
◆ 현실이 된 IoT
"IoT은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현실입니다."
삼성SDS 홍원표 사장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 기조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IoT 개방을 더욱 확대하고, 산업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그는 "IoT는 이미 현실인 만큼 업계와 산업 간 협력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를 통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IoT가 어떻게 실생활에 들어오는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특히 '스마트홈'을 통한 IoT의 활용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 CES에서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들이 IoT 기술로 연동되어 일상속 IoT를 구현하는데 한발 다가갔다"고 강조하면서 "고객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다양한 혁신 제품과 에코시스템을 강화해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리모컨 하나로 모든 콘텐츠를 한 눈에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 허브' 서비스와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의 첫 화면인 ‘스마트 허브’에 라이브 TV, 인터넷 기반의 방송 서비스 ‘OTT’, 게임 등 모든 메뉴를 하나로 통합해 바로 이동할 수 있게 하고, TV에 연결되는 게임기기 등 주변기기들을 자동으로 인식해 조작할 수 있는 방식이다.
냉장고에 IoT 기술을 접목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고화질 스크린으로 냉장고의 운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냉장실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로 보관 중인 식품을 스마트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미래 성장을 책임질 새로운 동력으로 꼽은 두가지는 바로 IoT와 자동차였다.
안승권 LG전자 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LG전자만의 축적된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혁신기술과 정제된 디자인의 초(超)프리미엄 제품(LG 시그니처)을 선보여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CES를 통해 '스마트씽큐 허브'를 공개했다. 약 4cm 원반 모양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스마트씽큐 센서와 연동하며 다양한 무선통신기술을 지원해 각 기기들을 연결한다. 미디어 콘퍼런스에서는 구글의 IoT 플랫폼 ‘브릴로’와 ‘위브’의 총괄임원인 가야트리 라잔이 연사로 나와 향후 LG전자와 협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LG전자는 가전시장을 넘어 자동차 부품으로의 IoT 시장 개척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LG전자가 주력해온 가전시장에서의 IoT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겠다는 것. 이번 CES에서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GM과 포드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 자동차 전장 사업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는 물론 소니 파나소닉 등 대부분의 업체들은 저마다의 IoT 솔루션과 플랫폼을 내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자동차 '사실상 주인공'
올해 CES는 'TV쇼'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자동차에 많은 것을 내주었다. 기조연설자 8명 중 2명도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자동차업체 CEO였다.
전시규모는 지난해보다 25% 커졌고 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졌다.
올해 CES에는 기아차, 폭스바겐, FCA, 아우디,벤츠, 도요타, 포드, BMW, GM 등 9개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115개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들이 참석했다.
올해 첫 CES에 참가한 기아차는 자율주행 기술 관련 신규 브랜드인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공개했다.
드라이브 와이즈는 기존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능 간 결합은 물론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및 정보기술(IT)과의 연동 및 융합을 통해 향상된 인식과 제어를 수행하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번 드라이브 와이즈 브랜드 론칭을 기점으로 관련 기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오는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달성한 뒤 2030년경에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원)을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아차는 CES 현장에 네바다주 시험평가와 시승회를 거친 실제 자율주행차량인 쏘울EV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이번 CES에서 쏘울EV와 마찬가지로 미국 네바다 주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한 자율주행차 뉴 E 클래스의 내부 등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는 CES에서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포드는 CES2016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제휴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포드자동차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 '앱링크'와 아마존의 에코(Echo) 서비스를 연동해 자동차에서도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내에서 아마존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Alexa)에서 명령을 내리면 아마존의 '에코' 허브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 역시 CES를 통해 미래차 첨단 기술 홍보에 돌입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가 CES 참가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미래차 관련 기술 등 해외 수주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직적 CES 2016을 찾아, 포드와 도요타 등 주요 경쟁업체의 전시관을 둘러보며 자동차 관련 미래 기술을 점검했다.